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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6월 12일 19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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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역 각 자치구에서 시행 중인 하수도 공사 중 상당수가 부실 시공으로 일관, 장마철 각종 수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서울시가 지난달 25개 자치구 48곳의 공사현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하수도공사 합동점검 결과에 따른 것(표 참조). 이번 점검에서 문제를 드러낸 32곳의 공사현장은 대부분 하수관의 이음상태가 불량하거나 하수관에 토사 등을 그대로 방치, 장마철 생활오수의 역류나 누수 등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있는 한 하수도 공사장은 각 하수관의 연결부 및 하수관과 맨홀 접합부에 누수방지를 위한 이음새 접합 상태가 불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대로 방치될 경우 각종 하수가 땅 밑으로 스며들어 토양오염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이 같은 부실시공 사례는 모두 13곳에 이르렀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한 하수도 공사장 등 8곳은 하수관 안에 포대 등 각종 공사장구나 토사가 그대로 방치돼 시정조치를 받았다. 또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하수도 공사장 등 9곳의 공사현장은 우천시 침전물의 적체로 인한 악취와 역류를 방지하기 위해 맨홀과 하수관 사이에 설치하도록 돼 있는 ‘인버터’가 설치되지 않아 시정조치를 받은 경우.
이밖에 공사가 끝난 뒤에도 각종 공사자재를 현장에 무단으로 버려 유수 장애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현장도 16곳에 이르렀으며 공사현장 부근에 설치토록 돼 있는 공사표지판에 각종 공사비용을 누락시키는 등 공사실명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곳도 14곳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이번 점검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현장시정 명령과 함께 빠른 시일 내에 보완조치 하겠다”며 “지속적인 관리감독을 통해 부실공사로 인한 수해 예방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