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존/톰 크루즈 특집]영화의 캐릭터인 척 연기하지 않는다

  • 입력 2000년 6월 12일 11시 10분


밤 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게 스타라면 톰 크루즈는 스타 중의 스타이다.

가만 있어도 빛나는 그의 이목구비는 약간의 움직임만으로 빛나는 미소를 머금는다. 어느 누가 이 미소를 그냥 '환한 미소'라고 부르겠는가. 사실 너무도 뚜렷한 그의 이목구비와 자신만만한 표정, 힘이 넘치는 몸 동작은 톰 크루즈를 부담스러운 핸섬 가이로 느끼게 한다.

스타덤에 도움이 될 만한 은근한 연민마저 앗아가기 때문이다. 모두가 톰 크루즈가 단신이라는 것을 알지만 작은 키가 그의 '야망의 함정'이 된 적은 없었다. 영화 데뷔 20년째를 맞는 톰 크루즈는 '순항(Crusise Control)'하고 있다.

톰 크루즈는 <아웃 사이더 The Outsiders>(1983)의 브랫 팩 청춘 스타들 중 유일하게 수퍼 스타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1960년대 뒷골목 소년들 중 언제나 구석에 서있던 그만이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영웅이 됐다. 이미 두 편의 주연작이 있었지만 그는 <위험한 청춘 Risky Business>(1983)이 성공함으로써 일약 최고의 스타가 된다.

부모님이 집을 비운 호화저택에 콜 걸들을 불러모아 위험한 사업을 벌이는 조엘의 캐릭터에는 톰 크루즈가 보여줄 스타 이미지가 집약돼 있다. 성적으로 모호한 관능성과 도전적인 모험가가 그것이다.

<위험한 청춘>에서 톰 크루즈는 분홍색 셔츠에 흰 양말만 입고 록 음악을 따라 부르며 자극적인 춤을 춘다. 그는 너무도 젊고 건강하며 '활기(gay)'차다.

레베카 드 모네이와의 야릇한 러브씬이 기다리고 있지만 이는 분명 게이 이미지다. 이 장면은 <인 앤 아웃>에서 게이 선생님으로 나온 캘빈 클라인이 춤추던 장면에 인용됨으로써 이러한 일설을 뒷바침했다.

그는 영화마다 손색 없는 이성애를 보여주지만 게이라는 소문에 시달리고 있다. 톰 크루즈가 미미 로저스와 이혼한 이유는 '아기가 생기지 않아서'라고 공식화 됐고 니콜 키드먼과도 아이를 입양을 함으로써 '게이임을 숨기기 위한 정략결혼'이라는 소문이 끊이질 않았다.

톰 크루즈와 니콜 키드먼 부부는 이런 소문을 실은 잡지를 법정에 제소하여 매번 승소했지만 의혹의 시선을 거두진 못 했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흰 블라우스를 입고 남자 목덜미에서 피를 뽑아 마시는 장면은 물론이고 <매그놀리아>에서 남자들을 모아 놓고 '여자 사냥법'을 교사하는 장면에서도 톰 크루즈는 여성을 비껴가며 섹시하게 보인다.

톰 크루즈는 "나는 영화의 캐릭터인 척 연기하지 않는다. 내가 바로 캐릭터이기 때문이다"고 말한 적이 있다.

어느 스타이건 배역이 배우로 흡수되고 배우가 배역으로 녹아 드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톰 크루즈의 경우에는 더 그렇다. 그의 머리 모양과 색깔은 영화마다 바뀌지만 톰 크루즈 자신은 달라질 필요가 없다.

그 자신이 원하는 대로 도전하면 된다. 상이용사로 나오는 <7월 4일생>이나 파렴치한으로 나오는 <레인맨>마저도 톰 크루즈라는 스타의 완벽한 이미지를 해치지 않는다. 일이 풀리지 않을 때 그는 탁자 위에 발을 턱 올려 놓는다.

그러면 그에게 묘안이 생긴다. 영화에서 자주 되풀이되는 이 동작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위험한 청춘>과 <야망의 함정> <제리 맥과이어> 등에서 그는 이렇게 고민했고 그가 처한 현실이 어떻든 간에 원하는 걸 이뤘다. 물론 이 똑똑한 미남에게는 운도 따른다.

영화 밖의 톰 크루즈도 모험가이긴 마찬가지다. <칵테일>에서 바텐더를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쉐이커를 직접 돌렸듯이 <미션 임파서블2>에서는 자신의 몸을 벼랑 끝에 매단다.

이 자신만만한 배우는 자신의 성공을 믿고 증명해 보인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의 작가 앤 라이스는 룻거 하우어를 염두해 둔 레스터드 역을 톰 크루즈가 탐내자 완강하게 거부했다. 그러나 영화가 완성된 후 톰 크루즈는 그녀의 칭찬을 받아내고 만다.

톰 크루즈가 어린 시절 자신이 재밌게 보았던 <제5 전선>을 영화화 한다고 했을 때 헐리우드에서는 잘 나가는 배우의 무리한 외도로 보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그는 <미션 임파서블>로 7000만 달러를 벌어들인다. 이 영화의 성공 후 톰 크루즈는 헐리우드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카메라 뒤의 '큰 손'이 됐다.

<미션 임파서블2>가 승승장구하자 일부에서는 벌써 3편이 나올 것이라고 한다. 그는 영화 안팎에서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시킨다. 톰 크루즈의 필모그래피는 쾌청한 날씨 속에 순항 중이다.

[한승희 기자]

기사 제공: FILM2.0 www.film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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