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 베이비]엄마 품 떨어져도 '무럭무럭'

  • 입력 2000년 6월 11일 21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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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엄마 때문에 현민이가 고생해요.”

15개월짜리 아들 현민이를 둔 황하나씨(27·서울 성북구 정릉동)는 임신 출산 육아 전문사이트(www.thanksmom.co.kr)에서 컨텐츠제작을 하는 육아전문가다. ‘황여사 태교기’도 직접 써 올린다. 그러나 실제로는 ‘무식해서 용감한 엄마’.

“아기낳고 20일만에 대학원 수업을 나가게 됐어요. 한달도 안된 새빨간 아기를 어린이집에 사정사정해서 맡겼죠. 모유를 먹이면서도 젖병에 ‘아기도시락’을 짜놓아야 한다는 걸 몰라 하루종일 굶겼어요.”

그런데 현민이는 용감했다. 서너살된 ‘형아’들이 갓난아기 구경을 와서 요기조기 만져봐도 꿋꿋하게, 무럭무럭 자랐다.

게다가 착하고 순해서 엄마가 학교다닐 땐 오후7시면 쌕쌕 잠이 들어 엄마가 숙제할 수 있도록 도와주더니, 이젠 취직을 하니까 밤8시경 집에 오는 엄마와 한시간쯤 놀고나면 어김없이 꿈나라에 간다. 시간표에 맞추듯 정확하게.

“별로 태교라고 한 것도 없지만 현민이와 나의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태교기를 써요. 일하는 엄마 밑에서 잘커주는 자체가 제게는 너무 고맙거든요.”

▽이현민(李炫旻)〓“세상에 밝은 빛이 되거라.” ▽좋아하는 음식〓치즈와 달걀. 하지만 꼭 치즈와 달걀이 아니어도 너무 잘먹어 엄마가 더운 날씨에 하루종일 먹이다가 탈진한 적도. ▽특기〓잘먹기. 간장에 밥비벼줘도 잘 먹을 정도. “이쁜짓 해봐”하면 엄마가 자지러질 만큼 예쁜 표정을 짓는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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