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페루군부 후지모리에 충성 다짐

  • 입력 2000년 6월 9일 19시 02분


페루 군부는 8일 알베르토 후지모리 대통령을 5년 임기의 새 대통령이자 군통수권자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페루 군 최고지도자들은 이날 수도 리마의 ‘펜타고니토’로 불리는 군 지휘소에 모여 후지모리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군부의 지지 성명은 지난달 28일 치러진 대선 결선투표의 공정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페루 군부는 관례적으로 대통령 취임식이 끝난 뒤 충성을 다짐해왔다. 따라서 ‘3기 임기’가 시작되는 7월 28일을 한달 반 앞두고 전격적으로 지지 선언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이날 군 지휘소에서 고위 군장성들에게 둘러싸여 “나의 지위를 군부가 인정한 것은 정부에 대해 군과 경찰이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군의 충성은 나라의 정치적 안정을 보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군부의 이같은 후지모리 지지성명에 대해 야당과 인권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대선 출마를 포기했던 야당 지도자 알레한드로 톨레도는 “후지모리의 취임 이틀 전인 7월 26일에 400만명의 시민이 리마에서 사상 최대의 반정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톨레도는 이어 “대선 투표는 불법적으로 이뤄진 것인 만큼 군부는 후지모리의 반대편에 서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에앞서 페루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캐나다 윈저에 모였던 미주기구(OAS)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페루 결선 투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의 결의안에는 합의했으나 제재조치를 구체화하는 데는 실패했다.<리마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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