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기업 M&A바람]중앙종금-제주銀 합친다

인수합병(M&A)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은행이나 기업이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으려는 시도이다. 외환위기 이후 인수합병에 걸림돌이 됐던 각종 규제들이 제거된 것도 이런 움직임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의 2차 은행구조조정 대원칙이 공개돼 은행간 짝짓기를 앞둔 시점에서 8일 국내 2위의 고객기반을 갖춘 중앙종합금융이 지방은행인 제주은행과의 합병을 선언했다.

김석기(金石基)중앙종금 사장과 강중홍(康重泓)제주은행장은 이날 오전 합병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으며 상호실사 등 후속작업을 벌여 이달 내에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주인이 다른 종금-은행간 첫 전략적 합병 사례로 기록된 이번 합병으로 두 금융기관은 서울과 제주에 근거를 둔 ‘투자은행’으로 거듭나게 됐다.

제일제당그룹 계열로 국내 5위권인 제일투신도 이달 중 지분 절반을 미국의 대형 금융기관인 프루덴셜에 넘겨 공동경영할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이미 프루덴셜측이 자산부채 실사를 모두 마쳤으며 최종 가격산정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 제일투신 고위관계자는 “프루덴셜측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협상결과를 낙관한다”고 말했다.

내수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던 PCS업계도 M&A를 통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한솔그룹은 한솔엠닷컴(018)의 지분을 한통프리텔(016)에 넘기기로 하고 한통프리텔의 대주주인 한국통신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통신 기획실 관계자는 “협상이 진행중이며 합병이 아닌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계열사인 전자와 정보통신도 이날 오전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통합법인은 2000년말 기준으로 자본금 8711억원에 매출액 16조원, 자산 11조9400억원에 이르는 거대 정보통신 업체로 부상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도 롯데가 백화점 인수와 슈퍼마켓 진출 등 유통사업 확장에 본격 나섰다. 롯데백화점 이인원(李仁源)사장은 강남점 개점과 관련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연말까지 국내 모 백화점을 M&A하기로 하고 현재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