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우정열/제2외국어 대접해도 모자랄판

  • 입력 2000년 6월 6일 19시 14분


최근 기획예산처에서는 현재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제2외국어 교육에 대해 앞으로 교육과정뿐만 아니라 대학입시에서도 완전히 제외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잖아도 우리의 제2외국어 교육은 한마디로 조령모개식으로 갈팡질팡해 왔다. 제2외국어에 대해서는 무대접 내지 푸대접을 하고 있다.

세계는 다원화하고 있고 다양한 외국어의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프랑스어나 독일어 에스파냐어권의 나라에서도 관광이나 간단한 사무처리는 영어로 가능하겠지만 외교 무역 문화 경제 교류를 위해서는 현지 언어를 구사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라는 의사소통기구, 미국문화라는 지극히 편협한 잣대로 강대국들과 당당히 맞설 수는 없다.

동유럽 국가의 주한 대사나 중국 베트남 대사들이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함으로써 그들은 우리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40여개 재외 공관에 있는 150명의 외교 공관에서 현지어 구사능력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또 현지어를 구사하는 외교관이 한 명도 없는 공관이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는 말도 있다. 다양한 외국어는 세계화의 필수조건이지만 제2외국어를 앞으로 교육과정에서 빼고 대학입시에서 제외하겠다는 교육관료들의 발상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제2외국어 교육이 정상화되도록 해야 하며 중학교에서도 많이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우정열(교사·부산 중구 보수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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