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세가 기업광고]약점 드러내 승부

  • 입력 2000년 5월 30일 20시 05분


수 많은 광고 아이디어가 기획단계에서 묵살되어 버리는 아픔을 겪는다. 불황이 심했던 2년전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세가의 기업광고는 기획단계의 벽을 넘어 방송을 탄 것 자체만으로도 많은 찬사를 받았다.

왕년에 게임기 시장을 주름잡았던 세가는 당시 소니의 역공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세가는 이러한 현실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광고를 제작했다. “그날, 세가의 유카와 전무는 거리에서 놀랄만한 소리를 들었다”로 시작되는 광고.

초등학생1:세가는 맛이 갔어.

초등학생2:(소니의)플레이스테이션이 훨씬 재밌어.

직원들을 닥달해보지만 유카와 전무의 분은 풀리질 않는다. 귀가길 차에서 내려 홀로 걷는 그의 머리속엔 초등학생들의 대화가 자꾸 떠오른다. 술에 취한 유카와 전무, 길에서 우연히 부딪힌 불량배에게 겁없이 대들다 흠씬 두들겨 맞는다. 퍼렇게 멍든 눈으로 귀가한 그는 놀라는 부인 앞에서 쓰러진다.

이때 나오는 마지막의 힘찬 멘트. “일어서라 유카와 전무!”

세가의 입장에선 우울한 내용이지만 광고의 전체적인 톤은 유머러스하게 채색되어 보는 이를 미소짓게 만든다.

이 광고가 나간 후 세가에 대한 응원의 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세가 기업이미지를 180도 바꾸게 되었다는 사람도 나오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이같은 광고를 내보낸 세가의 용기를 많은 이들이 칭찬했다. 또 이 기획으로 광고주를 설득한 제작자에게도 후한 평가가 내려졌다.

모두 3편이 시리즈로 제작된 세가의 기업 광고는 일본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으며 지난해 TCC(Tokyo Copywriters Club)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 광고는 인터넷(http://www.sega.co.jp/sega/yukawa/cm.html)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조인직기자> cij1999@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