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대중주의 반란 얼마나 지속될까

  • 입력 2000년 5월 26일 09시 57분


'대중주의 반란, 얼마나 더 이어질까'

은행 등 금융주와 건설주가 3일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개인 투자자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은행 증권 건설 등 이른바 '트로이카 종목'은 개인들이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주와 건설주의 반등은 각 지수들이 바닥권에서의 탈출을 암중모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설명하고 있다. 일부 성급한 전문가들은 대중주의 급등을 일컬어 기관-외국인을 제치고 개인들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진단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26일 대신 LG 등 각 증권사들은 은행 등 금융주와 건설주에 대한 투자전략을 소개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금융주의 경우 단기급등에 따른 단기조정 후 추가상승을, 건설주는 주가 차별화에 따른 종목별 장기매수의 의견을 각각 제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갖고 있는 금융주와 건설주에 대한 투자전략을 긴급 진단한다.

◆금융주

◇은행주=최근 은행주의 강세는 지난 23일 정부 관계자가 은행간 합병과정에서 지난 1차 구조조정과 같은 감자(減資)는 없을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비롯됐다. 은행업종지수는 지난 22일 이후 25일 사이에 무려 30% 이상 급등했으며, 조흥 한빛 등 일부 종목은 저가대비 50% 이상 폭등했다.

대신증권은 이와 관련, 이날 발행한 데일이에서 금융주의 경우 단기 조정을 예상되지만 시중자금이 우량은행으로 이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의 상승에도 불구, 일부 은행주의 경우 저평가 상태이기 때문에 조정 후 추가 상승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LG증권 역시 단기 급등에 따른 단기 조정을 점치면서도 은행주들이 가격 메릿트가 큰데다, 정보통신주 등에 비해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물부담이 적다는 점이 추가상승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LG는 특히 금융업종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으로 매도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이 최근 주택은행 국민은행 등 우량 은행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로 전환한 것이 바로 그 예이다. 금융구조조정에 대한 가닥이 확실하게 잡힐 경우 외국인의 금융주에 대한 매수강도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게 LG증권의 분석이다.

그러나 은행주의 추가상승을 위해서는 은행간 합병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으로 은행 안정성에 대한 보강이 필수적이며, 내부적으로도 강력한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증권주=증권지수는 지난 3월말 배당락 이후 22일까지 무려 61%나 폭락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지난해 대규모 흑자를 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주가 이같이 과도하게 하락한 것은 △투신부실로 인한 영향 △금융권 구조조정에 대한 불안감 △수수료 인하 경쟁에 의한 수지악화 전망 △시장진입 장벽의 완화 등 때문이다.

대신증권의 안병우 연구원은 "증권업은 금융권 구조조정의 직접 대상이 아니며 더 이상 무리하게 수수료를 인하할 증권사도 없을 것"이라면서 "모든 불안요인을 감안하도 증권주의 낙폭은 과도한 게 사실이고 최근의 오름세는 제자리를 찾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그러나 미국증시의 불안정성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98년말과 같은 급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기타=종금주와 신용금고주의 경우 주가가 너무 싸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업황이 호전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제한적인 상승밖에 기대할 수 없으며, 보험업의 경우도 과도한 낙폭 이외에 눈에 띠는 재료는 없는 상황이다.

◆건설주

업체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중 '부익부'에 해당하는 건설업체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LG건설 현대산업개발 등이며 재무구조가 우수한 태영 계룡건설 등도 투자 유망대상이다.

국내건설산업은 업체의 규모에 관계없이 영역 업무가 동일하며, 공사물량에 비해 너무 많은 건설업체들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어 빠르면 금년말부터 건설산업의 기능별 재편이 가시화될 수 있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일감부족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일부 건설업체의 부도사태가 재현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자금력 △기술력 △높은 브랜드 인지도 등 세가지 요소를 갖춘 일부 대형 건설업체만이 지속적인 성장 및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업지수의 종합주가지수와 괴리도는 99년들어 다른 업종에 비해 크게 확대돼 있으며, 최근에는 지수 괴리도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건설산업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이 증가세로 전환된데다, 이러한 추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건설업체들은 지난 98∼99년중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으나 건설업종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며, e라서 독자적인 주가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음달 중순 남북정상 회담이 개시되고, 구체적인 대북 SOC(사회간접자본시설) 등에 대한 투자계획이 발표돼 사업이 진행되며 건설업체는 최대 수혜주로 부상할 수 있다.

따라서 자금력과 기술력 브랜드 인지도 등을 겸비한 종목 위주의 장기매수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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