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이탈리아 요리/진한 풍미 우리 입맛에 '쏙'

  • 입력 2000년 5월 25일 19시 28분


자장면집 만큼이나 많아진 스파게티집. 이탈리아 음식이 붐이다. 스파게티 뿐이 아니다. 이탈리아 음식점이 늘다 보니 ‘정통’을 내세운 스테이크집이나 파스타집도 많다. ‘음식전쟁 문화전쟁’의 저자 주영하씨(세종대 겸임교수)는 “피자헛 등의 피자와 스파게티가 이탈리아 음식 대중화의 발단이었고, 20∼30대의 유럽문화에 대한 동경이 이탈리아 음식의 붐을 만든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마늘을 많이 넣은 이탈리아 음식은 우리 입맛에 맞는 퓨전요리로 변하기 쉬운 속성을 지녔고, 격식을 따지지 않아 우리 정서에도 잘 맞는다.

이탈리아에서 4년간 유학한 대학강사 이경희씨(29·성악전공)는 “이탈리아 음식을 제대로 즐기려면 한가지 메뉴만 선택하라”고 말한다. 혼합해 이것저것 먹으면 가뜩이나 한국화한 맛이기에 이탈리아 고유의 맛에 익숙해질 기회가 없다는 얘기.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는 이탈리아 음식점들 중에서 맛동호회 ‘맛과 뜻’의 윤태호씨(C&Y치과 원장)가 맛있는 집과 메뉴를 골라봤다.

이탈리아 해외무역관에서도 몇 명이 개인적으로 이탈리아에서 먹는 것처럼 맛이있는 집을 추천했다. 이곳 사람들은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삶을 때 약간 덜 익은 듯 익히는 데 한국에서는 완전히 삶아 퍼진듯한 느낌을 주고 해산물도 싱거울 정도”라며 “다소 짠 듯한 음식점을 찾아 맛을 익히라”고 조언했다.

▽나무와 벽돌(종로구 신문로 02-735-1160)〓통후추로 맛을 낸 안심스테이크와 지중해식 해산물 스프. 안심스테이크는 통후추를 넣은 뒤 하루정도 로즈마리허브와 올리브오일에 담가둬 육질이 연하면서 입안 가득히 허브향을 느낄 수 있다. 패주 꽃게 허브로 맛을 낸 수프는 진짜 조개에 담겨 나오는데 매콤하면서도 이국적이다.

△일마레(종로구 인사동 02-725-8697)〓일마레 스파게티. 피자빵이 살짝 덮여 나오는데 먹기 전에 피자빵을 칼로 4등분하면 ‘피융’하면서 뜨거운 김이 올라온다. 이곳에서 우연히 만난 방송작가 정하연씨(TV드라마‘왕과 비’작가)는 “조각낸 빵에 스파게티면을 싸먹어도 맛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집 주인이다.

△이탈리아니스(강남구 신사동 02-548-1611)〓베수비오 스테이크와 치킨 페투치니. 베수비오 스테이크는 양파 피망 마늘이 들어간 시안티소스를 끼얹은 안심스테이크. 스테이크 위에 흘러내린 소스가 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듯한 모양이라 이탈리아의 유명한 관광지 베수비오화산의 이름을 땄다. 칼국수 같은 페투치니에 당근 브로콜리 토마토 구운 치킨을 넣고 치즈로 맛을 낸 크림소스 파스타 역시 별미.

△안나비니(강남구 청담동 02-3444-1275)〓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샐러드. 소스는 싱싱한 토마토를 으깨 만들어 신선하고 함지박에 담겨나오는 샐러드는 멋스럽다.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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