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빛난 LG 이승호 빛바랜 SK 이승호

  • 입력 2000년 5월 25일 00시 05분


국내 프로야구에는 2명의 이승호가 있다.

새 천년 SK의 1차지명을 받아 계약금 1억6000만원을 받고 입단한 19세 거물신인 이승호(李承浩). 지난해 LG의 2차지명 1번으로 입단했지만 올해 연봉은 오히려 1800만원으로 깎인 2년생 무명 이승호(24·李丞鎬).

LG 이승호(1m87)의 키가 SK 이승호(1m76)보다 크긴 하지만 공교롭게도 둘은 모두 왼손 정통파 투수. 그러나 지명도에선 5년 후배인 SK 이승호가 LG 이승호를 훨씬 능가한다. 적어도 24일 경기전까지는….

이날은 둘이 처음으로 동시에 선발등판한 날. SK 이승호는 부산 롯데전에, LG 이승호는 광주 해태전에 나갔다. LG 이승호로선 데뷔후 31경기만의 감격적인 선발 데뷔전이었다.

결과는 ‘이승호 형제는 용감했다’였다.

먼저 형님인 LG 이승호. 데뷔후 3패만 기록했던 그는 해태의 젊은 타선을 상대로 3안타와 볼넷 5개만을 내주며 자신의 프로 첫 승을 깜짝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140㎞대의 직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 절묘한 제구력의 삼박자를 앞세워 탈삼진은 6개.

LG는 4회 양준혁, 5회 김재현이 이승호의 첫 승을 축하하는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3-0으로 승리.

반면 꼴찌 SK의 이승호는 아쉬움이 남았다. 8회 2사까지 탈삼진 7개에 3안타 3볼넷 무실점으로 호투, LG 이승호에 버금가는 완벽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SK는 롯데 왼손 에이스 주형광의 구위에 눌려 8회까지 5안타 무득점의 빈타. 결국 SK는 구원등판한 용병 마무리투수 콜이 9회 1사후 연속 볼넷을 내준 뒤 박경진의 안타때 좌익수 윤재국이 공을 더듬는 사이 끝내기 결승점을 내줘 0-1로 패배.

잠실에선 두산이 현대에 이틀 연속 4-3의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두산은 3-3으로 맞선 9회말 1사후 김민호가 시즌 3호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데 힘입어 최고승률팀 현대에 1.5경기차로 따라붙었다.

청주경기는 ‘토종 대포’ 이승엽 김기태가 모처럼 한꺼번에 홈런을 터뜨리며 팀타선을 이끈 삼성이 한화에 9-5로 승리.

<장환수기자·청주〓전창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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