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용병도 "바꿔 열풍"…시스템정착 시급

  • 입력 2000년 5월 24일 11시 16분


외국인 선수 도입 3년째를 맞는 프로야구가 용병놀음으로 바뀌면서 외국인 선수 퇴출과 신규 영입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시즌 전 계약한 외국인 선수가 기대에 못미치면서 팀 성적이 곤두박질친 팀들은 용병 교체를 일삼아 눈총을 받고 있다.

해태는 부상으로 장기간 출장이 어려워진 배스를 퇴출시키고 메이저리그에서 4년간 뛴 미첼(31)을 새로 수입했다고 24일 밝혔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시애틀 매리너스 신시내티 레즈 보스턴 레드삭스 등 메이저리그 4개 팀을 오가며 4년간 128경기에 나가 0.260의 타율을 올린 미첼의 가세에 해태는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해태의 외국인 선수 교체는 올 시즌 들어 벌써 3번째.

작년 브릭스와 샌더스를 기용했다가 별다른 성과를 올리지 못한 해태는 올해 현대에서 뛰었던 피어슨과 함께 말레이브와 계약했지만 이들 2명은 단 한경기도 출장하지 못하고 퇴출당했다.

이들에 이어 해태에 입단한 포조와 배스 가운데 배스가 이번에 교체되면서 해태는 팀 전력의 40%를 차지한다는 용병 농사에 초반부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기론과 호세 등 투타에서 맹활약을 펼친 용병을 앞세워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낸 롯데도 올해는 외국인 타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만 리그에서 홈런왕에 올랐던 우드를 호세 대신 확보했던 롯데는 우드의 부진이 장기화되자 우드를 내보내고 미국에서 화이트를 데려왔다.

화이트는 지난 20일 첫 출장에서 3점 홈런을 때려 기대에 부응하는가 했지만 갑자기 허리통증을 호소, 23일 경기에 나서지 못해 구단의 애를 태우고 있다.

작년 용병 수입에 실패해 쓴맛을 봤던 LG는 투수 해리거를 데려와 재미를 보고있으나 타자 용병은 한차례 교체 소동을 겪었다.

큰 기대를 걸고 영입한 테이텀이 팀과의 불화를 겪다 부상을 핑계로 미국으로 돌아가자 쿡슨과 부랴부랴 계약했지만 아직 활약 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

꼴찌팀 SK는 지난해 쌍방울이 계약했던 뮬렌과 혼즈를 한꺼번에 내보내고 브리또와 풀리엄, 콜 등 3명의 A급 용병을 확보, 전력의 급상승을 이뤄낸 성공 케이스.

그러나 이런 용병의 교체는 외화 낭비 뿐 아니라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인한 팀의 불안정이라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또 외국 스카우트나 에이전트의 말만 믿고 덜컥 데려왔다가 기대 이하인 것으로 밝혀진 용병이 속출함에 따라 구단의 정밀한 용병 스카웃 시스템 정착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권훈기자] khoon@yonhap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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