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여자배구 "물로 보지 마"

  • 입력 2000년 5월 23일 18시 59분


"장윤희 혼자 배구했다는 소리는 듣지 말아야 할 것 아니냐."

다음달 열리는 올림픽 예선전에서 시드니행을 향한 마지막 티켓 확보에 나서는 여자배구대표팀의 김철용감독이 최근 가장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선수들의 기량 향상보다 정신력 강화다.

김감독은 여자배구 부동의 스타 장윤희(28·LG정유)가 지난 슈퍼리그 중 임신사실이 밝혀지며 사실상 코트를 떠난 뒤 의외의 상황에 직면했다. 그동안 '한국배구〓장윤희'라고 생각할 만큼 장의 위세에 눌려 지냈던 일본과 중국 등 라이벌 국가들이 "드디어 한국을 이길 수 있게 됐다"며 사기가 크게 올랐다는 소식 때문이다.

김감독은 이에 따라 실력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기가 펄펄 살아 있는 상대와 맞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은 초반 기싸움에서 이기는 길뿐이라는 판단 아래 선수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장윤희 깎아 내리기'에 나섰다. 김감독은 "장윤희의 공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더 이상 장윤희를 거론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겠다"며 "오히려 긴장한 후배들이 의욕을 보여 세대 교체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달 17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올림픽 예선전에는 한중일은 물론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캐나다등 8개국이 참가해 상위 4개국이 마지막 남은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게 된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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