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코스닥 자사株 취득효과 없을듯

  • 입력 2000년 5월 22일 20시 28분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코스닥시장에서 자기주식(자사주)을 사들여 주가를 안정시키려는 '몸부림'이 별다른 효력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 종목은 작년 순익규모가 적어 자사주 취득 재원도 '쥐꼬리'라는 한계마저 있다는 것.

▽자사주 취득결의는 했지만〓코스닥시장 대표 종목인 새롬기술은 17일 자사주 취득 공시를 냈다. 8월 21일까지 자기자금 9억7000여만원을 들여 3만8000주를 사들이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등록 총주식의 0.1%에 불과하다.

또 한통하이텔이 사들이는 자사주식수는 전체의 1.2%이고 △한글과컴퓨터와 현대디지탈테크 각 1.3% △SBS 1.0% △한국정보통신 0.5% △화인반도체 0.2% 등으로 상당수가 1%대 이하에 그치고 있다.

삼성증권 김경중 코스닥분석1팀장은 "작년 하반기에 많은 증권거래소 종목들이 자사주 취득결의를 했으나 주가는 하락했다"며 "코스닥종목은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지적이 많아 자사주 취득에 따른 주가부양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자사주 취득으로 주가가 올라갈 수 있는지 여부는 증시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밖에 없지만 주가하락으로 불안해하는 주주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줘 추가하락을 막는 효과는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순익이 적은게 근본 원인〓새롬기술 오상수 사장은 최근 "사내 유보자금으로 대거 자사주 취득을 하려고 했으나 순익이 적어 포기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자사주 취득을 강행하는 것은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

상법상 자사주 취득재원은 이익배당한도에서 각종 적립금을 뺀 금액 이내로 제한된다. 순익을 마음대로 사용한다면 주요 이해관계자인 채권자에게 불안감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 결국 순익이 적으면 자사주를 살 수 있는 돈도 줄어들게 된다.

다음커뮤니케이션 관계자도 "자사주 취득 한도액이 10억원을 넘지 않는데다 매입을 해도 증시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익이 적은 대부분의 코스닥종목, 특히 인터넷기업에 해당되는 것.

증권전문가들은 "크게 위축된 코스닥시장에서는 전년도 실적이 나쁜 기업들이 주주와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되돌려 추가하락을 막을 수 있는 방어벽을 찾을 수 없다"며 '이는 투자심리 불안→추가 하락→불안 가중이라는 악순환을 불러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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