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보유종목의 가치 평가를 새롭게 해야 할 시점

  • 입력 2000년 5월 18일 17시 22분


숨고르기를 하면서 보유종목에 대한 가치평가를 다시 냉정하게 해야 할 상황이다.

거래소 시장은 심리적 지지선인 700포인트의 방어 여부가 장세 분위기를 결정하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 시장은 전체종목의 40%가 하한가를 기록하는등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특히 코스닥 종목은 액면가가 500원이 종목이 많아 현재 수만원대인 주가가 액면가 5000원으로 치면 수십만원짜리 주식이어서 아직도 비싸다는 인식이 가라앉지 않고 있어 특별한 모멘텀이 없는 한 불안한 행보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700선 지지는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가 관건

18일 거래소 시장은 종합주가지수가 장중 한때 30포인트가까이 빠지며 7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장 후반 은행주가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보이면서 상승한 덕분에 전일대비 14.23포인트 하락한 712.95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투신등 기관투자가들은 700선이 무너지자 대거 매수에 나서 84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98억원규모를 순매도했으나 은행주를 사들여 지수 방어에 한 몫 했다. 거래대금은 1조7500억원으로 나타나 아직도 관망세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19일에는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의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추세상으로 하락세가 멈추기 위해서는 투신권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수급 악화와 불안 심리를 해소하는 것이 선행조건.

그런데 이에대한 해답이 나올 기미가 현재로서는 별로 없어 조정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특히 삼성전자등 대형주는 다행히 하락 정도가 상대적으로 적은데 대형주들이 주가가 빠지면 600포인트대도 무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시진 한화증권 시황정보팀장은 낙폭 과대 우량주들에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나면 10∼20포인트는 쉽게 회복될 수 있으나 반대로 삼성전자, SK텔레콤등의 하락폭이 커질 경우 종합주가지수는 550선까지도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은행주 강세는 단기 반등 성격

18일 업종별 주가지수를 보면 은행업종만 유일하게 올랐다. 최근 급락세를 보이며 주가지수를 떨어뜨리는 주범이었던 은행주가 이날은 반대로 주가 지지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은행주의 상승은 그동안 하락폭이 커지자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일면서 나타난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크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 은행 구조조정이 복병으로 남아있어 은행주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량은행의 경우 장기적으로 보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일단은 장세 흐름을 보면서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은 40%가 하한가

17일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20위까지 종목중 13개가 하한가를 기록하는등 전체적으로 투매 양상을 보이며 코스닥지수가 전날종가대비 13.66포인트 떨어진 136.37에 마감됐다. 특히 이날 코스닥시장은 전체 등록종목 536개중 40%인 215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박종현 LG증권 코스닥팀장은 투신권의 구조조정 우려에다 인터넷 업체의 수익 부진이 겹쳐 폭락세가 가속화됐다며 특별한 반등의 재료가 없는 상태에서 악재만 나와 폭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승용 동원증권 동향분석실장은 코스닥 기업의 평가 기준이나 거품 여부에 대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의 장세는 다소 지나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코스닥은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95%를 넘어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면 쉽사리 반등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에 휩쓸리는 매매는 자제해야

증시 전문가들은 시장 상황이 어려울수록 냉철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보유 종목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현 시점에서 다시 한번 평가해 우량하다고 판단되면 투매 대열에 합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실적 호전이 기대되지 않는 종목은 과감히 손절매해 손실 규모를 줄이는 것도 요령이다. 특히 19일과 내주초의 증시는 시장의 방향성을 가름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이므로 주가 동향에 어느 때보다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승윤 <동아닷컴 기자> parks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