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한투-대투 고객 불안감 가중 "찾아? 말아?"

  • 입력 2000년 5월 14일 20시 07분


공적자금 투입이 결정된 한국투신과 대한투신 거래고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 고객들은 구조조정이 끝난 후에 거래를 하겠다며 자금을 맡기기를 꺼리고 있다.

5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정부로서도 돈을 쏟아붓는 효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

▽공적자금 투입은 고유재산 ‘클린화’ 작업〓이달 주총에서 한투와 대투는 증권사 전환 결의를 하고 6월중 증권사로 전환된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다. 예금보험공사는 6월부터 자금지원을 시작해 9월말까지 전액지원을 마친다.

이번에 필요한 공적자금은 회사가 안고 있는 부실을 모두 털어내기 위한 것으로 고객들이 맡긴 신탁재산은 별 영향을 받지 않는다. 양 투신사는 이미 신탁재산 클린화 작업을 완료, 신탁계정(고객돈)의 부실을 고유계정(회사돈)으로 넘겨 놓아 고객피해는 없도록 했다. 이번에 공적자금이 들어가면 신탁재산에 이어 고유재산까지 깨끗해진다.

▽합병에 대한 불안감은 없나〓정부가 공식적으로 합병계획을 밝힌 적은 아직 없다. 다만 양 투신사가 증권사로 바뀐뒤 합병을 하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정부관계자는 “양 투신사 합병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증권사 전환후 결정할 문제”라며 여운을 남긴 상태. 투자자들과 일반 법인들이 불안해 하는 대목이다. 한국투신이 부도난 신세기투자신탁을 인수할 때나 현대투신이 한남투신을 인수했을 때 인수과정에서 부도난 투신사를 거래하던 투자자들은 한달가량 영업정지되는 바람에 큰 불편을 격었다.

만약 양 투신사가 합병과정을 거치더라도 고객들의 불편은 없을 것이란게 정부관계자의 설명.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은 양 투신사를 살리겠다는 의미”라며 “설령 합병을 한다해도 투자자들이 일정기간 돈을 찾지 못하는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식형펀드 투자자들의 고민〓투신 구조조정과 관련,주식형펀드 투자자들도 원금이 까져 있는 상태라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 손해를 보고도 지금 환매해야 하는지 아니면 공사채펀드로 갈아탈지 등이 주류. 방철호(方哲鎬) 대한투신 이사는 “공적자금 투입으로 한투와 대투는 정부투자기관이 된 셈”이라며 “주식형펀드도 3분기부터 증시가 호전될 것으로 보여 바닥권에서 굳이 환매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지금이 주식형펀드에 ‘물타기’(추가유입) 할 때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영해기자> money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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