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새만금사업후 魚種 32% 격감"…이충렬교수 조사

  • 입력 2000년 5월 11일 23시 43분


새만금 간척사업이 시작된 이후 인근 해역에서 서식하는 어류의 종류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산대 이충렬(李忠烈·생물학과)교수는 최근 발표한 논문 ‘새만금 일대의 어류서식 현황과 경제적 중요성에 관한 연구’를 통해 현재 이 일대에서 서식하는 어류는 107종으로 90∼95년 1차 조사때의 158종보다 32%인 51종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조사는 97년 10월부터 99년 4월까지 1년반 동안 만경강과 동진강 하구 등 새만금방조제 안쪽 4개 지점과 바깥쪽 1개 지점 등 5개소에서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실시됐다.

이 가운데 농어나 가자미 등 경제성이 높은 어류의 경우 1차 조사에서는 모두 13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2차 조사에서는 88종만 확인됐다.

특히 갯벌에서 서식하는 저서성 어류로 1차 조사에서 확인된 ‘짱뚱어’와 ‘황줄망둑’이 2차 조사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아 갯벌환경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풀이됐다.

또 새만금 갯벌에서 서식하는 고유 어종인 ‘둥근물뱀’도 숫자가 격감하고 있으며 말뚝망둥어, 아작망둑, 오셀망둑 등도 1차 조사 때보다 출현빈도가 크게 낮아진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 부가가치가 높은 어종인 뱀장어 숭어 참조기 등의 출현량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며 다른 어류의 먹이가 돼 서해안 어자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실고기 청보리멸 주둥치 참주걱양태 등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

이 수역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 어종은 멸치(23.4%)였고 그 다음으로 청멸(18.5%) 실고기(12.3%) 밴댕이(11.1%) 전어(6%) 흰베도라치(2.6%) 풀망둑(2.4%) 등의 순이었다.

이에 대해 이교수는 “만경강과 동진강 등 대형 하천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과 새만금 간척으로 인해 수질과 연안 바닥이 심하게 오염되면서 어류먹이가 줄어드는 등 어류의 서식환경이 크게 나빠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새만금 종합개발사업은 전북 군산시와 부안군 변산면을 잇는 33㎞의 방조제를 막아 4만여㏊의 농지와 공단 호수 등을 조성하는 것으로 현재 전체 방조제의 60%인 19㎞가 들어섰다.

<전주〓김광오기자>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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