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원식-김태영 "명예회복 기회왔다"

  • 입력 2000년 5월 4일 19시 25분


플레이 하나로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게 스포츠의 세계.

최근 한순간의 잘못으로 구설수에 올랐던 이원식(부천 SK)과 김태영(전남 드래곤즈)이 5일 오후 3시 잠실주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프로축구 2000 대한화재컵 결승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이원식은 부천 팀컬러의 핵심. 조윤환 감독은 GK후보를 제외하면서까지 공격수를 후보명단에 많이 끼워 넣는다. 한방씩 터뜨려 주는 ‘조커’를 후반에 집중 투입해 골을 낚아내는 승부수를 띄우기 때문. 이 전술에 딱 맞는 플레이를 펼치는 이원식은 ‘후반전의 사나이’로 명성을 쌓았다.

하지만 ‘잘 나가던’ 이원식이 지난달 23일 경기에서 다른 선수의 골을 자신이 넣은 것처럼 행동해 ‘오점’을 남겼다. 이 때문에 마음 고생이 컸던 이원식은 이제 모든 것을 털고 팀의 우승과 득점왕을 동시에 거머쥐는 것으로 명예회복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2일 열린 성남 일화와의 준결승에서 쐐기골을 뽑아내 오명을 씻을 실마리는 마련해 놨다. 6골로 득점 랭킹 단독 선두.

김태영도 사정이 비슷하다. 전남이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우승컵을 노리게 된 것도 김태영이 지키고 있는 탄탄한 수비라인 덕분.

그런데 김태영은 지난달 26일 한일 국가대표 맞대결에서 경고 2회로 퇴장 당해 자칫 패배의 빌미를 줄 뻔했다.

투혼은 좋았지만 지나치게 과격한 플레이가 내내 맘에 안들었던 팬들이 원성을 쏟아낸 것은 당연한 일.

때문에 프로그라운드에 임하는 그의 각오는 여느 때와 다르다. 기필코 팬의 사랑을 되찾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광양에서 열린 4강전에서 공격에 가담하는 적극적인 플레이로 노상래의 골든골을 어시스트해 홈 팬들에게 다소간의 속죄를 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양종구기자>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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