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위-난소암 치료 효과 차세대 항암제 개발

  • 입력 2000년 5월 2일 19시 19분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위암 난소암 치료에 효과적이며 부작용이 거의 없는 ‘차세대 항암제’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종근당 종합연구소(소장 홍청일·洪淸一)는 “1993년 서울대 약대와 공동개발에 들어간 캠토테신(Camptothecin)계 항암제인 ‘CKD 602’의 1단계 임상시험 결과 안정성이 확인됐으며 일부 암에 뛰어난 약효를 보였다”고 2일 밝혔다.

임상시험을 주도한 서울대의대 암연구소 방영주(方英柱)소장은 지난 1년간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불가능했던 진행성(말기) 암환자 16명에게 CKD 602를 투여한 결과 위암과 난소암 환자 각각 1명의 종양면적이 반 이상 줄어드는 등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캠토테신은 중국 원산의 천연 희수나무에서 추출한 물질로 암세포를 증식시키는 ‘토포이소머라제-1효소’의 활동을 방해해 암을 억제한다. CKD 602는 이달부터 시판허가의 전단계인 2단계 임상시험에 들어가며 시험이 끝나는 내년 하반기에 제품화될 전망이다.

방소장은 “CKD 602는 기존 캠토테신계 항암제의 단점인 적혈구 감소, 심한 설사 등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체내에서 약효가 1.5배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또 대장암 난소암 치료에만 효과를 보인 기존 캠토테신계 약과 달리 위암환자에게도 효과적인데다 기존 항암제로 생긴 내성을 이겨내는 효능까지 보였다.

홍소장은 “미국 일본 EU 등에 CKD 602에 대한 물질특허를 출원 또는 등록했다”며 “5개 다국적 기업과 기술수출 및 판매제휴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항암제 시장규모는 약 12조원이며 이 가운데 1조2000억원을 캠토테신계가 차지하고 있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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