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하락지속, 바닥권 접근

  • 입력 2000년 5월 2일 16시 53분


은행권의 풍부한 유동성과 통화당국의 금리안정의지로 채권금리 내림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으로 매물도 만만찮게 나와 추가하락이 멈추는 분위기였다. 이번주엔 현수준에서 소폭 등락하는 조정양상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2일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주말보다 0.03%포인트 내린 8.89%, 같은 만기의 회사채수익률은 0.02%포인트 하락한 9.92%로 마감됐다.

통화당국의 금리안정의지를 등에 업고 돈 많은 은행들이 채권을 사들임에 따라 채권금리 내림세가 이어졌다.

재경부가 1년만기 국고채발행입찰물량을 절반수준인 5천억원으로 줄이고 한국은행이 2년만기 통안증권 입찰을 하지 않기로 하는 등 당국이 채권물량을 줄인 것이 금리안정의지로 해석됐다.

그러나 내릴 만큼 내렸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차익성 매물이 흘러나오고 추격매수를 자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금리 추가하락이 만만찮다는 걸 확인한 장이었다고 시장관계자들이 전했다.

은행의 한 채권운용담당자는 "다음주 월요일 3년만기 국고채 입찰을 앞두고 있어 대부분의 은행들이 가급적 싼 값에 국고채를 낙찰받으려는 생각 때문에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내려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할 때 채권금리가 반등하기도 어려워 이번주에는 현수준에서 소폭 등락하는 횡보장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브로커는 "은행의 유동성이 좋아 당장의 수급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투신사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고 무역수지가 좋지 않아 정부의 정책기조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 금리 추가하락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를 0.25%포인트 올려도 장기금리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잠재요인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호재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민병복 <동아닷컴 기자> bb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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