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웅담포’ 힘쓰네…타격10걸 5명포진

  • 입력 2000년 5월 1일 18시 35분


지난해부터 사회 각 부문에 불어닥친 ‘바꿔’ 열풍이 프로야구에도 몰아닥쳤다.

열풍의 진원지는 타격부문.

1일 현재 타격 10위 중 지난 시즌 타격10위에 들었던 선수는 ‘악바리의 대명사’ 롯데 박정태(5위·타율 0.366)와 ‘쾌남아’ LG 이병규(7위·타율 0.344) 두명뿐. 나머지 8명은 새로운 얼굴이다(표참조).

팀당 22, 23경기씩 소화해 정규시즌 전체 133경기 중 불과 17%를 소화했지만 이변이라고 하기에 충분하다. ‘초반 반짝하다 말겠지’라는 속단은 금물. 지난 시즌 같은 시기에 타격 랭킹 10위에 올라 끝까지 10걸을 지킨 선수는 타격왕 마해영(롯데)을 비롯해 이병규(2위) 장성호(3위·해태) 김한수(4위·삼성) 호세(9위·롯데) 등 절반이나 됐다.

타격 돌풍의 주 집단은 두산.

팀은 현대에 이어 드림리그 2위를 달리고 있지만 팀타율은 무려 0.308로 타격에 있어서는 현대(0.289)를 크게 앞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김동주 강혁 안경현 홍성흔 장원진이 랭킹 10위에 포진하고 있고 우즈(19위) 정수근(24위) 등 타격 랭킹 30위 안에 무려 7명이 들어있다. 상대투수가 단 한명도 쉽게 넘어갈 수 없는 라인업이다.

이들은 팀 내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하며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초반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졌던 4번타자 ‘코뿔소’ 김동주. 팀내 하위타선의 타격에 자극을 받아 최근 집중력을 높이며 최다안타(33개)에서도 팀동료 강혁과 함께 1위에 올라있다.

프로 9년차 안경현은 반대로 김동주의 등장으로 분발하는 케이스.

팀의 붙박이 3루수였던 안경현은 김동주 때문에 졸지에 백업요원이 됐다. 2루수로 전업한 그는 위기감이 발동, 왼쪽 어깨가 일찍 열리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현재 타격 4위. 데뷔 10년 만에 처음으로 3할타자를 바라보고 있다. 스카우트시비에 휘말렸다 지난 시즌 후반기 출장한 강혁의 선전은 예정된 수순을 밟는 것.

스위치히터 장원진도 인하대시절부터 간간이 들어서던 왼쪽타석에 프로 8년째 들어서면서 눈을 떴다.

이밖에 국가대표 4번타자 출신의 현대 심재학도 투수 외도 1년 만에 타자로 돌아와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려는 듯 연일 ‘불방망이 쇼’를 펼치고 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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