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이승엽 6호대포…"퀸란 섰거라"

  • 입력 2000년 4월 26일 00시 10분


삼성에는 야구팬조차 고개를 내젓는 미스터리가 있다.

92년 미국프로야구 아메리칸리그 타격왕 프랑코가 4번타순에 포진하고 있는 것. 프랑코는 메이저리그 슈퍼스타지만 한방을 갖춘 홈런타자도, 발이 빠른 톱타자도 아닌 교타자. 전성기때조차 2번타자를 맡았었다.

그러나 39세 노장 프랑코의 붙박이 4번을 고집한 삼성 김용희감독의 기다림은 25일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

삼성이 김한수와 김수관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1로 앞선 2회. 프랑코는 1사 2, 3루의 찬스에서 드넓은 잠실구장의 센터를 넘기는 135m짜리 초대형 아치로 한국무대 데뷔 첫 홈런포를 장식했다. 135m는 올시즌 최장거리 홈런.

이어 9회에는 ‘라이언 킹’ 이승엽이 프랑코와 똑같은 코스로 130m짜리 솔로포를 터뜨려 팀의 9-2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22일 한화전에 이어 2경기 만에 홈런을 추가한 이승엽은 이로써 시즌 6호를 기록, 조경환(롯데) 심재학(현대)과 팀동료 스미스, 이날 LG전에서 홈런을 친 윌리엄스(현대)와 함께 홈런 공동 2위로 뛰어올랐다. 1위는 9개의 퀸란(현대).

삼성은 마운드에선 김진웅이 6이닝 동안 탈삼진 9개를 잡는 위력을 선보이며 5안타 2실점으로 호투, 정민태(현대) 노장진(삼성)에 이어 세 번째로 3승 고지를 밟았다.

수원에선 현대가 끈질기게 따라붙는 LG를 상대로 6-5로 힘겨운 1점차 승리를 거두고 5연승을 질주했다.

현대는 6-4로 쫓긴 9회 2사 만루의 위기에서 양준혁의 시즌 첫 안타때 3루주자 유지현에게 득점을 허용했지만 좌익수 장정석이 빨랫줄같은 홈송구로 2루주자 김재현을 홈에서 아웃시켜 승리를 지켜냈다.

대전에선 신생팀 SK가 한화를 제물로 9연패의 터널에서 벗어났다.

SK는 6회까지 5-7로 뒤졌지만 한화 마무리 구대성으로부터 뮬렌이 7회 동점 2점홈런, 653경기 연속출장의 ‘철인’ 최태원이 9회 역전 솔로홈런을 뺏어 8-7의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올시즌 최다인 연장 13회 혈투가 벌어진 마산에선 롯데가 2사후 2루주자 조성환이 해태 포수 김상훈의 견제구가 중견수까지 굴러가는 끝내기 실책 때 홈을 밟아 6-5로 승리했다., 8승10패로 LG와 함께 매직리그 공동선두에 올랐다.

<장환수·김상수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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