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선의 뮤직@메일]엄정화 중국 사로잡을까?

  • 입력 2000년 4월 18일 19시 28분


엄정화가 가수를 한다고 나섰을 때 지금처럼 빅스타가 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가수로 데뷔(93년)한 지 벌써 만 7년. 이젠 나이(29)도 만만찮다. 하지만 그는 일정 간격을 두고 새로운 음반을 낼 때마다 팬들을 놀라게 하는 매력과 재주를 지니고 있다.

그는 상대방에 대해 항상 겸손하고 상황이 어떻든 웃는 얼굴로 최선을 다하는 지혜로운 여성이다. 그의 성공은 주어진 것이라기 보다는, 더 적극적으로 살아가려는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새음반 중국어로 녹음▼

인터넷 상에서 ‘21세기 사이버 에로틱 가수’임을 자처하는 엄정화가 이번에는 새 음반을 두 가지 언어로 녹음하고 있다. 같은 음반을 하나는 우리말로, 하나는 중국말로 녹음해 양국에 동시 판매하겠다는 것이다.

작년은 ‘클론’의 남성적이며 역동적인 이미지가 대만을 휩쓸며 댄스곡 ‘쿵따리 샤바라’를 전파한 역사적인 해였다. 그룹 ‘H.O.T.’ 또한 미소년적인 이미지와 화려함으로 중국 공연에서 크게 성공해 아시아의 대표 가수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자본주의 음악 징표 될듯▼

홍콩 인기 배우 리밍(黎明)도 지난해 우리말로 음반을 내고 KBS 2 TV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이소라의 히트곡 ‘난 행복해’를 불러 한국 시장을 타진했다.

‘클론’ 등 남성 그룹처럼 엄정화는 지금까지 국내 팬들에게 보여준 정도의 정성과 노력만 쏟는다면 앞으로 중국 시장의 진출에도 성공하리라 본다.

중국은 음반의 불법 복제가 극심해 정품 판매가 많지 않다고 하니 경제적 성과는 미지수다. 그러나 엄정화의 노래가 중국에 전파되는 것은 어렵지 않을 듯하다. 자본주의를 어렵게 맛보고 있는 중국인들에게 엄정화의 노래와 춤은 자본주의 음악의 징표처럼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기 때문이다.

박해선(KBS2 PD·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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