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정정수 '천금의 골' 울산 4강 직행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29분


‘한 골만 터져 다오.’

16일 충주공설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2000대한화재컵 조별 리그에서 맞붙은 홈팀 대전 시티즌과 울산 현대. B조 1위(울산)와 꼴찌(대전)팀으로 만났지만 팀당 1, 2경기씩을 남겨둔 이날 현재까지 두 팀 모두 1승이 절실한 상황에서 ‘외나무다리 승부’를 벌였다.

이미 승점 9를 챙긴 울산은 이날 경기에서 90분승을 거둘 경우 승점 12를 확보하며 승점에서 1점차로 뒤쫓고 있는 성남과 부산을 제치고 4강행을 확정지을 수 있지만 패할 경우 3, 4위로 추락할 수도 있는 절박한 상황. 승점 3점에 불과한 대전도 이날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4강행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지만 만약 패할 경우 남은 2경기를 상대팀의 4강행 들러리로 치러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슈팅은 여지없이 골문을 벗어나며 전반엔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 들어서도 선수들의 발길질은 제 길을 찾지 못한 채 여전히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승부의 추가 울산쪽으로 기운 것은 연장전을 준비할 즈음인 후반 41분. 부지런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반바지의 해결사’ 정정수가 경기종료 4분전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팀의 간판 골잡이로 부상한 정정수는 경기종료 4분을 남기고 손정탁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땅볼로 밀어준 공을 골지역 왼쪽에서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90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정수는 이날 득점으로 3경기 연속골을 성공시키며 4골로 득점 랭킹 공동 선두로 뛰어 올랐고 울산은 승점 3을 추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사실상 확정했다.

한편 15일 경기에서 A조 1위 부천 SK는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된 조진호의 결승골로 수원 삼성을 1-0으로 꺾고 3연승을 거두며 4강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부천은 이날 승리로 4승1무2패, 승점 12를 획득, 23일 전북 현대전에서 90분패를 당하지 않는 한 4강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같은 조의 포항도 이날 전북전에서 김종천, 박태하의 연속골로 2-0의 완승을 거두며 홈 2연패 끝에 첫 승을 거두며 4강행 불씨를 살렸으나 전남은 성남 일화전에서 연장전까지 치르고도 득점 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승을 거둬 승점 1을 더하는데 그쳤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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