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2000년 4월 16일 19시 29분


▼봄의 얼굴

거울 속의 내 얼굴/미처 몰랐던 변한 모습, 잔주름들

눈가의 두툼한 지방/긴 불면의 밤들을 말해주는가.

늘어진 턱살, 쭈그러든 목살/오랜 고초의 세월을 견뎌낸 증거

얼마 남지 않은 시간/헛되이 보낼 수는 없다.

왜 가슴은 뛰는가/노래를 부르고 싶은가

봄이다/친구들이여, 지금은 봄이다.

▼스카프 때문에…

몹시 추운 어느 날 아침 코트에 긴 스카프를 걸치고 차고로 나왔다. 그러나 차가 너무 더러워 집 근처에서 세차를 했다. 운전 중 신호에 걸릴 때마다 옆 차 운전자들이 내차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찬 날씨지만 차를 반짝반짝 윤기나게 닦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한참을 가는데 한 운전자가 창문을 열고 뭐라고 소리쳤다. 창문을 여니 ‘스카프!’라는 소리가 들렸다. 긴 스카프가 차 문 밖으로 빠져나가 도로 바닥에 늘어져 있는 것이었다. 아뿔싸, 나는 그날 차와 함께 거리청소까지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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