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동양오리온―제일투신 펀드 수익률 조작

  • 입력 2000년 4월 14일 19시 08분


동양과 제일제당그룹의 투신계열사가 고객이 맡긴 돈을 다른 계열사에 빌려주거나 펀드간 부도채권을 임의로 넣고 빼는 등 수익률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감독원은 14일 동양오리온투신과 제일투신운용 등 2개사에 대한 종합검사 결과 △부도채권 부당 편출입 △특수 관계인에 대한 한도초과 연계대출 △유가증권 불건전거래 등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검사 결과 동양오리온투신은 98년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고 여러 펀드가 보유한 부도채권 등을 한데 모아 1036억원 규모의 ‘배드펀드’를 만든 뒤 이 펀드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기타 498개 펀드가 골고루 사는 방법으로 각 펀드의 수익률을 비슷하게 만들었다. 또 보유채권을 시장수익률보다 비싸게 S증권에 판 뒤 다시 S증권으로부터 ㈜대우 발행 기업어음(CP)을 고가로 사는 방법으로도 수익률을 조정했다.

제일투신도 금감원 승인 없이 3351억원 규모의 배드펀드를 설정, 부도채권을 각 펀드에 부당 편출입시키는 등 비슷한 방법을 사용했다. 또 특수 관계인인 제일투신증권에 규정상 연계대출 한도보다 최고 8810억원을 초과해 신탁자산을 단기 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같은 행위는 위법이긴 하지만 고객들에게 당초 약속한 수익률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7월 채권시가평가제 실시 이후엔 통하기 어려운 수법”이라고 말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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