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스월드]페이스 힐 '퓨전 컨트리'로 미국 사로잡아

  • 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미모의 여가수 페이스 힐(33)이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그가 지난해 11월초 내놓은 4집 ‘브리드’의 머릿곡 ‘Breathe’(숨쉬다)가 81위로 데뷔한 이래 24주간 꾸준히 오름세를 타더니 최근에는 3위(15일자)까지 올라 정상에 성큼 다가섰다. 팝계에서는 이미 음반이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므로 싱글 부문 정상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Breathe’는 컨트리를 바탕으로 팝의 부드러운 선율과 록의 강렬한 비트를 접목시킨 노래. 언뜻 들으면 미국의 전통적인 뽕짝 컨트리가 아니라 아예 팝이나 록을 듣는 듯하다. 힐도 “‘Breathe’는 팝과 고스펠, 리듬앤드블루스 등 다양한 뮤직 스타일의 복합체”라며 “아티스트로서 다양한 기회를 갖기 위해 이런 시도를 했다”고 말한다.

음반 ‘브리드’의 수록곡 가운데는 컨트리를 주조로 하지만 다양한 장르의 노래가 많다. ‘If I′m Not in Love(내가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면)’는 발라드이고, ‘I Got My Baby(내가 아이를 가졌어요)’는 강한 리듬을 가진 록 풍의 컨트리.

페이스 힐의 음반은 2, 3년 전부터 미국에서 거세게 일고 있는 ‘퓨전 컨트리’ 바람을 반영하고 있다. ‘퓨전 컨트리’는 70년대 이후 록과 힙합에 대중 음악의 주도권을 빼앗긴 컨트리가 들고 나온 자구책. 90년대 중반 이후 리언 라임스, 샤니아 트웨인, 페이스 힐이 이 조류를 이끌고 있다. 특히 리언 라임스는 컨트리 가수로는 오랜만에 빌보드 신인상(97년)을 받아 ‘뉴 컨트리’시대의 개막을 알렸고, 캐나다 출신의 중견 여가수 샤니아 트웨인은 그 바람의 견인차였다.

페이스 힐은 이같은 ‘퓨전 컨트리’ 바람의 정점에 서 있다. 특히 그는 95년 ‘피플’지가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인물 50인’에 뽑힐 만큼 빼어난 미모로 틴 에이저 시장을 공략하고 있어 잠재적인 폭발력이 엄청나다.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4장의 음반 판매는 1100만장. 최근 미국의 대중문화계는 ‘가족의 회복’을 주창한 영화 ‘아메리칸 뷰티’에 아카데미 5개부문 상을 주거나, 52세의 로커 산타나에게 8개 부문의 그래미상을 몰아주는 것처럼 보수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상종가를 치고 있는 페이스 힐은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로 롱런을 보장받고 있는 셈이다.

<허엽기자> 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