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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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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현대와의 시즌 첫 3연전에서 무려 36점을 내주며 경기당 평균 12실점이라는 최악의 기록을 냈다. 한경기 평균 8점을 뽑아 방망이는 여전히 강세지만 12점씩이나 내주면서는 이길 수 없는 일.
9일 SK전에서 김경원을 내세워 간신히 4패 뒤 1승을 거뒀지만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한화마운드의 몰락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시즌 우승의 주역이었던 제1선발 정민철, 2선발 송진우, 3선발 이상목이 자리에 없기 때문. 지난해 18승을 올려 다승2위에 올랐던 정민철의 일본행으로 생긴 전력누수는 구단에서도 이미 각오했던 일.
그러나 15승의 송진우가 선수협 회장을 맡으면서 동계훈련을 제대로 못한 것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몸을 빨리 만드는 타입이라 5월에는 마운드에 설 수 있다지만 그때까지 어떻게 꾸려나갈지….
게다가 이상목(14승)이 어깨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처지가 되자 그야말로 마운드가 ‘초토화’됐다.
정민철 송진우 이상목은 지난 시즌 팀의 정규시즌 72승의 65%에 해당하는 47승을 올렸다.
한화는 이 공백을 일단 변칙으로 메운다는 전략. 다행히 방망이 끝은 살아 있고 시즌 초반 상대투수들도 컨디션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만큼 4월 한달을 버티면 송진우와 이상목이 복귀한 뒤 상승세를 타겠다는 복안이다.
지난해 초반에도 부진을 거듭하다 이후 ‘선발 3인방’과 특급 마무리 구대성의 활약으로 챔피언에 오른 것을 재연하겠다는 것.
그러나 이같은 전략은 4년 만에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선 노장 한용덕이 5이닝도 채우지못하고 7실점하는 등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2차전에서 신재웅과 구대성이 잘 던지고도 1점 차 패배. 특급 소방수를 내고 무너지자 한화는 대책이 없었다.
마땅히 3차전 선발로 내세울 선수를 찾기도 힘들었다. 고민 끝에 국가대표 출신 신인 김장백을 내세웠지만 2와 3분의 1이닝 동안 5실점으로 무너져버렸다.
중간계투 김해님은 2경기 등판해 5타자를 맞아 무려 4타자에게 홈런을 허용하기도 했다.
김장백에 이어 4번째 경기에서 신인 조규수가 선발로 나섰지만 역시 속수무책. 5경기 만에 팀에 승리를 안긴 김경원도 제 컨디션이 아니다.
결국 선발과 중간계투가 살아나야 독수리의 추락을 막을 수 있다는 계산. 과연 묘책은 있을까.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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