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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4월 11일 1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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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거래소시장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830선까지 곤두박질치는 등 내내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끝에 전날보다 15.12포인트 떨어진 855.05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전날 17.61포인트 오른 만큼을 다 까먹어 종합지수는 18.07포인트 하락한 205.51로 마감됐다. 이날 코스닥 상승종목은 85개에 그친 반면 하락종목은 398개로 사상 최다. 하한가종목도 246개나 나와 역대 2위 기록이었다.
남북 경제협력이 활성화될 경우 수혜주로 첫 손 꼽히는 현대그룹 주식들도 건설 정공 상사 등 5개 종목을 빼고는 17개가 내림세. 전날 13.65%나 뛰어올랐던 건설업종 지수도 2.74% 떨어졌다. 급등세를 보였던 운수창고 화학 등도 하락종목이 속출했다.
이날 주가를 떨어뜨린 ‘주범’은 개인투자자였다. 개인들은 거래소시장에서 124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61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해 모처럼 ‘사자’에 나선 투신 등 기관투자가를 압도했다. 코스닥시장 외국인들은 개장 초반 100억원 이상 순매수세를 보이다 개인들의 투매에 놀라 몸을 사린 끝에 10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개인들은 지난 7일과 10일 이틀간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틈을 타 차익매물을 쏟아냈다. 여기에 간밤 미국 나스닥지수가 다시 폭락했다는 소식과 12일 옵션만기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지나치게 조급해 할 필요는 없다는 쪽.
KTB자산운용 장인환사장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새로 쏟아지는 증자 및 신규 등록물량이 많아 아직 조정이 더 필요하지만 거래소시장은 통신주들이 주도주 역할을 한다면 조정국면을 곧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증권사의 한 임원은 “남북 정상회담 성사와 경협확대는 장기적으로 엄청난 호재가 될 것”이라며 “장기투자할 목적이라면 지금이 바닥인 것 같다”고 말했다.
<정경준기자>news9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