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이천수-최태욱, 올림픽팀 전격 합류

  • 입력 2000년 4월 4일 19시 40분


‘우리는 19세이다. 우리는 올림픽 대표팀이다. 우리 목표는 시드니올림픽과 2002월드컵의 주역이다.’

19세 동갑내기 ‘이천수(고려대)-최태욱(안양 LG)’이 아시안컵축구 예선(4월5∼9일·동대문운동장)을 위해 소집된 올림픽대표팀에 당당히 주전으로 합류하며 대표팀 주전경쟁에 불을 지폈다.

올림픽 대표팀은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티켓을 확보한 뒤 정신자세가 다소 흐트러졌던 게 사실. 김도균 고종수 이동국 심재원 조세권 등 주전들이 부상 때문에 뒷전으로 처지면서 나머지 선수들이 주전자리를 그저 꿰찰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며 경쟁력이 떨어지고 팀 분위기도 침체됐다.

이천수-최태욱 콤비의 합류는 이런 대표팀 분위기에 ‘경종’을 울린 셈이다.

올해 초 나란히 부평고를 졸업한 이들은 지난해 부평고의 전국대회 3관왕을 이끄는 등 이미 초고교급 선수로 꼽힌 한국축구의 차세대 대들보.

특히 이천수는 타고난 스트라이커. 스스로 끊임없이 움직이며 찬스를 잡은 뒤 골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최태욱은 준족에다 뛰어난 경기운영으로 차세대 사이드 공격형 미드필드 자리를 예약하고 있다.

한마디로 ‘빠르면서 통통 튀는’ 이들은 지난해까지 최태욱이 빠른 발을 이용한 측면돌파로 센터링해주면 이천수가 ‘알아서’ 해결하는 콤비 플레이로 이름을 떨친 바 있다.

현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이들의 유력한 포지션은 스트라이커나 좌우 공격형 미드필드. 물론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기존 선수들을 월등히 능가할 정도는 아니지만 스타팅은 물론 교체요원으로는 언제라도 가능하다는 것이 청소년대표팀 조영증감독의 평가다.

이같은 상황을 가장 ‘즐기는’ 사람은 바로 대표팀 허정무감독. 그는 아시안컵 예선을 하루 앞둔 4일까지도 “이번 대회에서는 각 포지션에 ‘붙박이’란 있을 수 없고 모든 선수가 출장 대상”이라며 선수들의 무한경쟁을 독려하고 있다.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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