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해결사는 '토종 슛쟁이'…챔프전 용병득점 주춤

  • 입력 2000년 3월 29일 19시 46분


‘챔피언 등극은 우리 손으로 해낸다.’

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득점 1위는 항상 용병들의 몫.

국내선수들로서는 자존심이 상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선 달랐다. 프로농구 원년인 97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김영만(기아 엔터프라이즈)이 5경기에서 평균 25.6점을 쏟아부어 당시 나래 블루버드의 용병 제이슨 윌리포드를 제치고 당당히 득점 1위에 올랐던 것.

올해 챔프전 득점 1위 가능성은 누가 가장 높을까.

29일 현재 재키 존스(SK 나이츠)가 19.3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조니 맥도웰(현대 걸리버스)이 18점으로 2위를 달려 용병들이 득점왕을 차지할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그러나 토종선수들도 조성원(현대)이 17.3점, 조상현(SK)과 추승균(현대)이 각각 14.3점을 기록하고 있어 경기당 3점슛 한두 개만 더 성공시키면 순식간에 용병들을 제치고 득점 1위에 오를 수 있다.

챔피언결정전 토종득점왕은 개인적 영광도 있지만 국내선수들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

물론 골밑 몸싸움이 심해져 ‘토종센터의 자존심’ 서장훈과 용병들의 득점력이 뚝 떨어져 국내선수들이 슛을 쏠 기회가 많아진 탓도 있다.

1차전에선 황성인이 승리의 주역이었고 2차전은 조성원, 3차전에선 추승균이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결국 이들의 활약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기 마련이다. 현대의 추승균과 SK의 조상현이 바로 그렇다.

최고의 스윙맨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추승균은 2차전에선 8득점에 그쳤으나 3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1득점을 올리며 살아났다.

조상현도 비록 패하기는 했지만 3차전에서 1, 2차전의 2배인 20득점을 올렸다.

‘조성원-추승균’, ‘황성인-조상현’ 중 어느 ‘토종 콤비’가 더욱 날쌔게 코트를 뛰어다니며 슛을 폭발시키느냐에 챔피언 등극 여부가 달려 있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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