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Metropolitan Diary]

  • 입력 2000년 3월 26일 23시 45분


▼뉴욕 지하철1▼

승객이 붐비는 지하철에서 한 중년의 남자가 커다란 색소폰을 가죽 가방에서 꺼내 마구 불어대기 시작했다. 색소폰 소리가 너무 커 귀가 따가울 정도였을 뿐만 아니라 그 솜씨 또한 별로 신통치 않았다. 승객들은 그를 힐끔힐끔 쳐다보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다행히 연주는 곧 끝났으나 그 남자의 무뚝뚝한 말투가 또한 ‘걸작’이었다. “더 이상 연주는 안하겠습니다. 조금씩 도와주십시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승객들은 기꺼이 동전을 그의 가방에 던져 넣었다.

▼뉴욕 지하철2▼

한참 기다린 끝에 지하철이 도착했으나 서로 밀치고 타야 할 정도로 승객이 많았다. 그때 지하철을 탔던 레이즈만은 기관사의 다음과 같은 안내방송을 듣고 쓴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안으로 바짝 들어서세요, 문을 닫으니 조심하세요.” 그러고는 차가 움직이고 있는데 “뒤에 또 차가 옵니다. 못 타신 분은 다음 차를 이용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플랫폼에 있는 사람들은 떠나는 기차를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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