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석회동굴 개발놓고 삼척市-문화재廳 대립

  • 입력 2000년 3월 24일 22시 37분


“열악한 지방재정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동굴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동굴은 귀중한 유산으로 절대 훼손해서는 안된다.”

국내 최대의 석회석 동굴 지대를 끼고 있는 강원 삼척시와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굴의 개발 여부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다.

삼척시는 천연기념물 178호인 신기면 대이리 동굴지대(면적 659만㎡)의 6개 동굴 중 하나인 환선굴을 97년 개발한 데 이어 관음굴과 물골, 천연기념물 226호인 근덕면 금계리 초당동굴(총연장 4㎞)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삼척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강원대에 이들 동굴에 대한 학술조사를 의뢰했으며 다음달 중순 결과가 나오는 대로 문화재청 등 관계기관에 개발을 요청할 계획이다.

삼척시는 “환선굴 개발로 지금까지 289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해 2년 반만에 88억원의 입장료 수입을 올렸다”며 “지역의 소득 증대를 위해 동굴의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척시는 또 2002년 세계 20여개국이 참가하는 세계동굴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도 1, 2개의 동굴을 추가로 개발해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과 동굴 탐험가 등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97년 개방된 환선굴에서 벌써 원형 훼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관음굴과 물골 등 석회동굴은 원형 보전을 위해 개발은 물론 공개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삼척〓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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