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이야기]'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선풍적 인기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09분


최근 베스트셀러 종합순위 집계에서 화제작은 단연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황금가지)다. ‘부자는 돈이 자신을 위해 일하게 하고 중산층이나 가난한 사람들은 한평생 돈을 쫓아서 산다’ 는 것을 간파한 이 책이 코스닥, 제3시장 가이드등 실전 투자지침서들을 제치고 각 서점의 경제경영 부문 베스트셀러 1위를 석권하고 있다. 파죽지세로 종합순위까지 밀어부쳐 서울 을지서적과 인터넷서점 ‘YES 24’(16일 현재)에서는 종합 1위, 전국규모로 집계되는 출판협회와 한국서점연합회의 공동순위표에서도 종합 2위에 올라섰다. 출판사측은 “하루 평균 2천부가량의 주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왜 이 책이 화제인가? 인터넷서점 독자서평란등의 독후감들이 그 맥락을 가늠케한다.

‘나는 교육수준이 높다. 나는 회사에 매인 몸이다. 나는 아들을 하나 둔 아빠다. 거기다 나는 비정상적으로 일에 매여 산다. 금융감각이 없어 항아리에 월급을 쌓아놓고 꺼내쓴다. 어쩌면 내 자신이 가난한 아빠의 원형일지도…’ (www.yes24.com 독자서평 중)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퇴직 후 연금만 바라보고 사는 나는 바보라는 걸 깨달았다. 부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38세·교육공무원)

‘빌 게이츠@생각의 속도’류가 변화의 거대담론이라면 이 책은 그러한 변화 말단에 선 개개인의 경제 운용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노동이 아니라 돈이 돈을 낳는 것으로 보이는 ‘벤처,코스닥 주도 경제시대’형의 금융 투자 수신서(修身書)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사회의 뇌관을 건드리는 이 책의 가장 도발적인 메시지는 “돈이 부족한 것이야말로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주장일 것이다. “돈 좋아하는 걸 내색하면 안된다는 우리사회의 오랜 허위의식을 정면에서 깼다는 점, 그것이 이 책의 폭발력이다.”(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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