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플레이오프 1회전 4팀비상… "부활하라" 3점슈터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달라져야 살아남는다.’

10점 안팎의 싸움에서 ‘승부의 추’를 일시에 확 끌어올 수 있는 것이 바로 3점슛.

공교롭게도 플레이오프 1회전을 치르는 삼성 기아 삼보 SBS 4개팀의 대표 3점포 슈터들은 정규리그에서 이름값을 못해줬다.

그러나 이들이 살아나느냐 아니면 그대로 주저앉느냐 하는 것은 올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승패의 변수.

이런 면에서 삼성 김동광감독이 가장 애가 탄다. 지난 시즌까지 2연속 ‘3점슛 지존’에 올랐던 문경은이 컨디션 난조로 정규시즌 내내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기 때문. 지난해 이맘때 문경은은 체중이 불어 수원체육관 관중석 계단을 하루종일 오르락내리락 했다.

지금은 그의 3점슛 정확도가 눈에 띄게 떨어져 그가 슈팅연습을 할 때 아예 ‘안들어갈 것을 예상하고’ 이창수와 박상관을 골밑에 세워 공격리바운드 연습을 시킬 정도. 하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문경은의 외곽슛이 터져야 숨통이 트이는 팀이 삼성. 선수들이 모처럼 2박3일간의 휴가를 떠나 수지숙소를 홀로 지키던 김동광감독은 5일밤 하루종일 경기비디오를 분석하다 문경은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 남은 일은 오픈찬스에선 어김없이 들어가는 그의 3점슛을 위해 나머지 4명의 선수가 부지런히 뛰는 방법을 찾는 것.

이에 대응하는 기아의 박수교감독은 삼성숙소와 10분거리인 풍덕천 기아숙소에서 ‘사랑의 3점슈터’ 정인교의 손 끝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2일 동양전에서 왼쪽발목을 다쳐 정규시즌을 마감한 정인교는 그동안 꾸준히 물리치료와 벌침치료를 받아 정상컨디션을 회복, 9일부터 ‘남아도는’ 체력을 바탕으로 코트에 나선다. 통산 최초의 400개 3점슛에 단 한 개만 남겨놓아 개인적 명예를 위해서도 선전을 해야될 입장.

어렵게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SBS는 시즌말미부터 기적같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이동미사일’ 김상식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일등공신 홍사붕이 부상을 당한데다 루키 김성철은 아직 경험미숙으로 큰경기를 책임질 수 없기 때문.

이에 맞서는 삼보는 듬직한 맏형 허재 외에 외곽슈터 양경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일 SBS전에서 오른쪽 허벅지 타박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라 플레이오프전 출장은 무리가 없는 상태. 최종규감독은 “경민이가 살아나야 허재와 신기성에게도 슛찬스가 난다”며 그에게 온통 기대를 걸고 있음을 내비쳤다.

<전창기자> 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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