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첫 女國手 루이]"루이…루이…" 中대륙 열광

  • 입력 2000년 2월 22일 19시 26분


중국 여류기사 루이나이웨이(芮乃偉)9단이 조훈현(曺薰鉉)국수를 꺾고 한국 최고권위의 국수 타이틀을 차지한데 대해 중국 대륙은 열광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은 21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43기 국수전 도전기 최종3국에서 루이9단이 우승하자 “루이나이웨이, 한국 국수타이틀 획득”이라고 전세계에 타전했다. 이 통신은 또 “국수전은 동아일보사가 개최하는 한국 최고수준의 기전”이라고 소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 소식을 즉시 인터넷판에 올리고 한국 바둑계 인사의 말을 인용해 “한국바둑 53년 사상 처음 일어난 반상의 혁명”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北京)청년보는 22일 루이9단의 대국사진과 함께 루이를 ‘밀레니엄 첫인물(千年伊人)’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했다. 이 신문은 “1천년이상 남성의 독무대였던 바둑계에서 루이가 세계 최일류 고수를 꺾고 화려하게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랴오닝(遼寧)성 요심만보(遼沈晩報)는 루이9단이 국수위에 오른 뒤 “그동안 한국 바둑인들이 아주 잘 대해줬다”며 “한국바둑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인터넷망의 뉴스란도 루이9단의 국수위 획득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국 3대 인터넷망인 신랑(新浪) 서우후(搜狐) 왕이(網易)망은 일제히 ‘반상의 철녀’ 루이9단을 자세히 소개하며 루이의 과거 대국(對局)들을 함께 실었다.

베이징(北京)의 한 시민은 중국이 바둑 종주국이면서도 그동안 세계대회 등에서 한국에 크게 뒤져왔던 점을 지적하며 이번 루이9단의 국수위 등극은 중국 바둑의 자존심을 회복한 쾌거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기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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