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 업]러발레 유학 김순정씨

  • 입력 2000년 2월 15일 19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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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수직을 미련없이 던지고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온 러시아 발레를 배우겠다고 홀연히 러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발레리나가 있다. 지난해 8월 재직 중이던 동덕여대 무용과에 갑자기 사표를 내고 모스크바에 온 김순정(金純晶·40)씨는 현재 모스크바 스타니슬라브스키 발레단에 소속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동안 러시아어 공부와 현지 적응에 바빴던 김씨는 발레단의 배려로 20대의 젊은 러시아 현역 무용수들과 파트너가 돼 연습하고 있는 것. 김씨는 “한국 무용계에서는 답답함을 느낄 때가 많아 개인적으로 변화하고 싶어 모스크바에 왔다”고 말했다. 교수라는 기득권에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늦었다 싶지만 용기를 냈다는 것. 김씨는 1982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뒤 국립발레단 주역과 청주대 동덕여대 교수를 거치며 활발한 무대활동을 했다.

김씨는 세계 최고수준의 발레를 현장에서 지켜보면서 러시아국립연극대학(기치스)에서 안무와 교수법 등도 공부할 예정. 귀국하면 한국 무용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슴에 품고 있다.

김씨는 “경제난과 사회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예술인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러시아의 문화적 풍토가 말할 수 없이 부럽다”고 말했다.

스타니슬라브스키 발레단은 모스크바의 볼쇼이,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마린스키(구 키로프)와 함께 러시아의 3대 발레단 가운데 하나. 한국계 발레리나 스베틀라나 최(41)가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곳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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