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김호성/'신병호의 '인생 슈팅'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이젠 편안한 둥지를 찾을 수 있을까.'

네덜란드 프로축구명문 PSV 아인트호벤으로 입단 테스트를 받기위해 16일쯤 떠날 예정인 전 올림픽축구대표팀 신병호(23)의 요즘 속마음이다.

신병호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중국과의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뽑을 때까진 잘 나갔다. 그래서 일본 J리그에 '노크'했다. 하지만 주위의 잘못으로 일은 꼬였고 일본진출은 무산됐다.

지난해 12월엔 올림픽대표팀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너무 마음이 아파 제주 고향집 문밖을 나서지도 않았고 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긴 방황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물러날 수는 없는 법. 신병호는 3주전 서울로 올라와 다시 훈련에 몰두했다. 하루 두차례 헬스클럽에서 러닝머신을 달리고 근력을 강화한다. 또 일주일에 세번정도 남산타워 계단을 1시간반 정도씩 오르내린다. 볼 감각을 되찾으려고 반원초등학교 운동장을 헤집고 다닌다.

"이를 악물고 뛰겠습니다. 제 축구인생을 여기서 끝낼 수는 없잖아요." 신병호는 '네덜란드행 카드'로 이제 선수생활의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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