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헌의 뇌와 우리아이]문답-비교해본 내용은 오래 기억

  • 입력 2000년 1월 31일 20시 01분


단기기억은 신경세포 회로에 구조적인 변화를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쉽게 없어질 수 있다. 그러나 장기기억은 구조적인 변화 즉 회로가 두터워지거나 새로운 가지가 돋아나는 등의 변화를 일으켜 여간해서는 잘 없어지지 않는다.

시험 보기 직전에 급하게 외운 것들은 주로 단기 기억으로 저장되므로 조그만 충격을 받거나 시간이 지나면 아주 쉽게 잊혀진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여 잘 떠올릴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내용을 이해하면서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이다. 최근 논술고사와 같은 종합적 지식을 테스트하는 시험에서는 이해를 동반한 지식의 기억이 필수적이다. 지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암기 때보다 더 많은 신경세포회로가 동원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

둘째, 잊어버리기 전에 바로 복습하고 다시 떠올려 보도록 한다. 보고들은 내용이 뇌에 처음 입력될 때는 신경세포 회로에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단기 기억으로 저장된다.단기 기억의 흔적이 없어지기 전에 다시 한 번 같은 신경 회로에 지식을 입력해야 한다.

셋째, 공부한 내용을 질문으로 바꿔 그 질문에 답하는 습관을 갖는다. 답을 찾기 위해 여러 종류의 지식이 저장된 신경세포 회로가 동원돼 서로 교신하기 때문에 신경세포 회로가 발달한다.

넷째, 내용을 요약해 본다. 기억된 지식을 요약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이 저장된 신경세포가 동원되어 서로 교신을 통해 비교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보다 중요한 지식이 선택되면서 뇌 신경세포는 더욱더 활성화된다.

다섯째, 학습된 내용을 항상 비교해 보도록 한다. 비슷한점 다른점 새로운점을 찾아냄으로써 수많은 신경세포 회로를 동원하고 발달시킨다.

여섯째,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뇌에 있는 긍정적인 회로를 활성화시켜 주지만 실망감 패배감은 억제성 신경계를 활성화시켜 뇌 회로의 원활한 작동이 어렵게 된다.

서유헌<서울대의대 교수·한국뇌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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