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協' 와해작전 삼성-현대 선봉

  • 입력 2000년 1월 25일 19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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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협의회(KPBPA·이하 선수협) 가 출범후 최대의 좌초위기를 맞고 있는 것은 국내 프로야구의 대표적인 구단인 삼성과 현대가 ‘격파작전’의 선봉에 섰기 때문.

공교롭게도 두 구단은 나란히 24일 선수들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주장 김기태를 내세운 기자회견을 통해 불참의사를 공식발표했고 현대는 하루전 선수협에 가입했던 선수 42명 전원으로부터 탈퇴서를 받아냈다.

삼성과 현대 선수의 이탈로 선수협쪽은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 선수협은 하루만에 분위기가 반전하자 다른 선수들까지 이런 움직임에 동조해 자칫 와해수순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삼성구단이 전 프런트가 나서 필사적으로 선수들을 말린 가장 큰 이유는 그룹에 노조가 없기 때문이라는 게 설득력 있는 분석. 유일하게 야구단에서 ‘예외’를 인정할 경우 다른 스포츠단은 물론 그룹내 자회사들까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그룹내 우려가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선수협에 동조하고 있는 팬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국민적 스타’인 이승엽까지 내세우기도 했다.

한편 현대 선수들이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많은 선수들이 다치는 걸 볼 수 없었다”는 것. 하지만 한 선수는 “구단의 협박이 없었다고는 말하지 못한다”고 밝혀 구단으로부터 선수협 가입과 관련한 모종의 압력을 강하게 받았음을 시사했다.

현대는 라이벌 삼성구단 선수의 가입여부에 적잖이 신경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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