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안정환, 해외유혹 거절…대우 2억6500만원 연봉

  • 입력 2000년 1월 17일 20시 57분


‘넘버 원의 의리.’

‘테리우스’ 안정환(24·부산 대우)은 지난주 귀가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아스톤 빌라로부터 이적료 150만달러, 연봉 50만달러(약 6억원)의 ‘러브콜’을 받은 것.

안정환은 지난해말부터 스페인, 잉글랜드 몇개팀에서 꾸준히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지만 이들은 대개 입단 테스트를 요구해왔다. 자신의 기량을 의심하는 것 같아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기에 아무 조건도 달지 않은 아스톤의 제안은 너무나 달콤했다.

그러나 안정환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소속팀 매각설이 터져나와 팀동료들이 불안에 떠는 상황에서 자신만이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가는 것이 꺼림칙해서다. 결국 안정환은 ‘내가 희생해서라도 구단을 살릴 수 있다면 해외진출을 미루고 동료들과 고락을 함께 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안정환의 ‘고뇌에 찬 결단’에 화답하듯 소속팀 부산도 없는 살림에 ‘돈 다발’을 풀었다. 17일 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로 떠나기 직전 국내 프로를 통틀어 최고인 2억6500만원에 연봉계약을 한 것.

이는 지난해 5000만원에 비하면 엄청난 연봉상승으로 ‘황새’ 황선홍이 지난달 일본프로축구 세레소 오사카에서 수원 삼성으로 이적하며 받은 2억5000만원보다도 많은 액수.

안정환은 “돈보다 의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후회는 없다. 해외진출은 올림픽 이후에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호성기자> 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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