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최준희/지갑분실 속상함 덜어준 껌 두개

  • 입력 1999년 12월 22일 18시 30분


한달 전 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지갑을 소매치기당했다. 인파 속에서 도둑을 잡을 수도 없었고 차표까지 같이 잃어버려 울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그 때 한 아주머니가 “학생 돈이 없어서 못가? 그러니 조심해야지” 하고 말을 건네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차비를 주려고 하기에 “괜찮아요. 우리 언니가 올 거예요”라고 했다. 아주머니는 “그래, 소매치기 당했다기에 돈이 없어 버스 못타는 줄 알고…. 입이 마를테니 껌이라도 씹어요” 하고 껌 두개를 내미는 것이었다. 나는 웃으면서 껌을 집어들었다. 지갑을 잃어버려 속상해 울고 있는 나를 위로해준 그 아주머니가 무척 고맙다.

최준희 <대학생·서울 양천구 신정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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