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구름' 걷힌 증시 "다시 1000 넘자"

  • 입력 1999년 12월 9일 19시 48분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었다.”

선물옵션 만기일인 9일 차익거래잔고 청산시도에 따른 매물압박으로 큰폭의 주가하락이 우려됐으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78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증권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물에도 불구, 9일만 지나면 장세가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그나마 하락폭이 소폭에 그쳤다”며 1000선 재돌파의 가능성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분위기였다.

전날 원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원―달러환율 하락)으로 20여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들은 이날도 100억원대의 순매수에 그쳤으나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가 꺾인 것은 아니다’라는 분석이다.

9일을 고비로 그동안 악재로 작용해온 프로그램 매물부담과 대규모 유상증자가 일단락된만큼 주가수준이 한단계 레벨업되는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종가 프르그램물 부담 장막판 7P 하락▼

▽프로그램 매물부담을 극복했다〓LG 대우 현대 삼성 동원 대신 등 6개 대형증권사가 이날 쏟아낼 프로그램 차익잔고 청산물량은 5950억원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었다.

그러나 이날 오전장까지 프로그램 매수(694억원)가 프로그램 매도물량(609억원)을 웃돌아 오전장엔 강세가 이어졌다.

오후장 종가로 팔겠다고 공시된 프로그램 매물은 △한빛은행 39만주 △한전 38만주 △외환은행 29만주 △현대전자 21만주 △한국통신 18만주 △신한은행 17만주 등.

이같은 프로그램 매도로 종합주가지수는 오후장 막판에 7포인트 급락했지만 이는 ‘우려했던 것보다 상당히 낙폭이 줄어든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평가했다.

이들은 “2000년 3월물이 고평가를 유지해 프로그램 차익거래 잔고의 상당부분이 롤오버(이월)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매수-매도 비슷…교체매매 성격 짙어▼

▽외국인들의 한숨 돌리기〓전날 원화가치의 급격한 상승(원―달러환율 하락)으로 20여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선 외국인들은 이날 200억원대의 순매수로 전환, ‘외국인의 순매수추세가 꺾인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원화가치 절상에 따른 환차익을 덤으로 얻기위해 순매수를 자제하고 있다는 것.

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책임연구원은 “원화가치가 단기간에 7% 이상 절상된 가운데 정부의 환율방어 의지로 환율의 추가하락이 어렵게 될 경우에 대비해 서둘러 매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이병익펀드매니저는 “이날 외국인들의 매수 매도 규모는 2000억원대로 엇비슷햇다”며 “차익을 얻은 주식을 팔고 새로운 주식을 편입하는 교체매매의 성격으로 봐야할것 같다”고 강조했다.

▼주변주로 매수세 확산…상승株, 하락보다 많아▼

▽고조되는 주가상승 기대감〓이날 주가는 떨어졌지만 상승한 종목(468)이 하락한 종목(378개)보다 훨씬 많았다. 즉 정보통신 관련주외에도 연말배당투자를 노린 우선주와 그동안 주가상승이 더뎠던 주변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이었다.

이병익펀드매니저는 “낙관적인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이날 대기매수세도 상당히 강했다”고 말했다.

특히 2000년 3월물이 99년 12월물보다 3포인트 이상 고평가되면서 10일부터 상당한 규모의 프로그램 매수주문(현물주식 매입, 선물매도)이 쏟아져 나와 주가도 큰폭 반등할 것으로 기대할 정도.

여기에다 완만한 환율절상추세로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자금유입을 촉발할 경우 수급부담은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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