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소아마비 장애인 양승옥씨 '서울시민상' 받아

  • 입력 1999년 12월 7일 19시 48분


“작은 일이 세상에 알려져 오히려 부끄럽습니다. 환갑을 한달 남기고 잇따라 돌아가신 부모님을 그리워하다가 시작한 일인데….”

소아마비 장애인으로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서 ‘장수이발관’을 운영 중인 양승옥(梁承玉·49)씨. 그는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고건(高建)서울시장으로부터 ‘99년 하반기 자랑스러운 시민상’을 받았다.

양씨는 17년째 이발관이 문을 닫는 화요일이면 어김없이 서울 변두리와 수도권의 양로원 복지관 등을 찾아 노인들의 머리를 무료로 손질해주고 있다. 경기 파주시 문산읍, 서울 은평구 신사동, 동대문구 장안동 등의 양로원이 양씨가 주로 찾아가는 곳.

불편한 몸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먼길을 달리면서도 양씨는 한번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고 그의 가족은 전했다.

“노인들의 머리를 깎아드리는 일을 시작한 뒤 가족과 휴일 나들이 한번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무엇보다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항상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양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다짐했다.

〈이기홍기자〉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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