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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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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치르거나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신기술과 새로운 제품들이 탄생하기 때문이다. 전투용 차량으로 제작되었다가 지금은 다목적 차량으로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4륜 구동차 ‘지프’가 대표적인 예.
전세계 콘택트렌즈 시장을 이끌고 있는 바슈&롬도 ‘전쟁 특수’ 덕택에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1920년대말 미국 육군 항공단의 존 맥클레디 중위는 바슈&롬에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보안경 제작을 의뢰했다. 고공 비행시 강렬한 햇빛으로 인해 두통과 구토증을 호소하는 사병이 많았기 때문.
바슈&롬은 자외선과 가시광선을 차단할 수 있는 보안경을 제작한 뒤 ‘빛을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레이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군사용 보안경으로 제작된 레이밴은 1930년대 일반인에게 선글라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853년 독일계 이민자인 제이콥 바슈와 헨리 롬이 미국 로체스터에서 공동 창업한 안경용품점 바슈&롬은 이 선글라스 덕택에 본격적인 대기업의 궤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
1960년대 들어 미 육군은 바슈&롬에 새로운 주문을 했다. 안경을 착용하는 병사가 증가하면서 전투력이 떨어지자 안경을 대체할 수 있는 시력 보호기를 개발해 달라고 주문한 것.
이 주문에 의해 콘택트 렌즈가 탄생했다. 하지만 콘택트 렌즈 초기 제품들은 착용감이 떨어지고 부작용이 잇따라 병사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바슈&롬은 콘택트 렌즈말고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연구를 거듭했다. 그 결과 바슈&롬은 어느 회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갖추게 됐고 전 세계 콘택트 렌즈 시장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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