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취한손이 잡은 핸들 인명 해치는 '흉기'

  • 입력 1999년 11월 15일 18시 31분


술자리가 잦은 연말연시. 음주운전 유혹도 그만큼 많은 철이 다가왔다.

음주운전은 자칫 자신과 가족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까지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들어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도 강화되고 있다. 미국의 일부 주(州)에서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는 경우 ‘1급 살인죄’로 처벌하기도 한다. 음주운전 사고 운전자에 대한 보험료 할증도 한층 높아져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거나 사고를 내는 경우 경제적 타격도 커지고 있다.

▼교통사고 원인 2위▼

◆음주운전 실태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2만5269건으로 전체 교통사고(26만921건)의 10.5%를 차지했다.

이는 사소한 접촉사고 등을 포함하는 ‘안전운전 불이행’(14만9200여건)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사고 요인이다.

또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자는 1113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9057명의 12.3%를 차지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의 경우 그만큼 인명피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음주운전이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올해 음주운전 사고는 94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94년 이후 매년 평균 18.5%씩 증가해 온 음주운전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올해는 9월 말 현재 50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45명 보다 40.2% 줄었다. 부상자수도 22.4% 감소했다.

음주운전 교통사고 건수도 매년 9%씩 증가했으나 올해는 7.2% 가량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들어 9월까지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건수가 12만9396건에 달하는 등 아직도 많은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계속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고위험 50배증가▼

◆음주운전과 사고위험

음주후 운전을 하는 경우 판단이 흐려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느려지기 때문에 사고위험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미 연방도로교통안전청(NHTSA)은 혈중알코올농도가 높아질수록 사고위험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고 밝히고 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5%일 경우 사고위험은 평소보다 배 가량 높아지고 0.08%인 경우 6배, 0.11%인 경우 10배, 0.17%인 경우 최고 50배까지 높아진다는 것.

◆처벌강화

경찰청은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인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3회 적발될 경우 구속은 물론 향후 3년간 운전면허를 취득치 못하게 할 계획이다. 이른바 ‘3진 아웃제도’가 도입되는 것이다.

현행 도로교통법이 혈중알코올농도 0.1% 이상인 경우 1년 동안 운전면허가 취소되는 것과 비교할 때 처벌이 대폭 강화되는 셈. 올 2월부터 음주운전 벌금도 최고 3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높아졌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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