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대정부질문 표정]"개회때 있던 의원들 어디갔나"

  • 입력 1999년 10월 25일 20시 01분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벌인 25일 국회 본회의는 의원들간에 “16대에서 다시 만나자”는 인사말이 오가는가 하면 잦은 이석(離席)으로 회의 개회가 지연되는 등 파장 분위기가 역력했다.

▼파장분위기▼

이날 본회의는 상당수 의원들이 오전 개회 때 잠시 참석했다가 지역구행사 등을 이유로 자리를 떠 오후2시 속개 때는 의사 정족수 미달로 30여분간 회의가 지연.

변웅전(邊雄田·자민련)의원은 질문을 끝내면서 “정치를 하는 우리 스스로 자기반성을 통해 존경과 믿음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선배 동료의원 여러분의 건승과 16대 국회에서 꼭 다시 만날 것을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작별인사’까지 했다.

▼중진의원 질문▼

5,6공과 문민정부에서 정권의 핵심을 두루 거친 김윤환의원(金潤煥·한나라당)이 84년 이후 처음으로 대정부 질문에 나서 눈길.

‘두원그룹으로부터 30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김의원은 “이 정권은 정치자금 관행을 문제삼아 나를 포함한 많은 야당의원에게 권력의 칼을 들이댔다”며 “나는 과거 선거자금에 대해 알만큼 아는데, 여야 어느 후보도 대선자금의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

김의원은 평소 소원한 관계인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해서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회창총재를 그토록 핍박하고 정치적으로 매장하려 했다”며 “이 일은 두고두고 헌정사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두둔.

김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여당의원들 사이에선 “(김의원과 같은) 거물이 대정부질문까지 직접 나서 이총재를 옹호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김의원 측은 “대외적으로는 화해의 정치를 하자는 호소요 당내적으로는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자는 충정을 말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

▼충성경쟁 논란▼

국민회의 조찬형(趙贊衡)의원이 대정부 질문에서 국가정보원의 불법감청을 주장한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를 ‘국사범(國事犯)’이라고 비판해 여야 간에 한때 설전이 벌어졌다.조의원의 질문이 끝나자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얻어 “총선 공천을 눈앞에 두고 아무리 충성경쟁이 급하다고는 하지만 제1당의 원내총무를 국사범으로 처벌하라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이며 의원의 자질 문제”라고 비난.

이에 조의원이 다시 발언권을 얻어 “동료의원의 대정부 질문에 대해 의사진행 형식으로 시비를 거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반박.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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