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새영화]'환영특공'/성룡 제작-기획 액션물

  • 입력 1999년 10월 21일 19시 10분


홍콩의 액션스타 성룡이 제작, 기획을 맡은 액션영화 ‘환영특공(幻影特攻)’은 감각적인 이미지의 CF광고들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하는 영화다. 이야기보다 스타일이 우세한 이 영화는 특유의 비장함을 버리고 할리우드 액션영화의 뒤를 좇는 홍콩 액션영화의 최근 경향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의 얼개는 제법 흥미롭다. 인간의 잠재의식을 이용해 평범한 사람을 단기간에 최강의 전사로 만들어내는 ‘가상 전사 프로그램’을 둘러싼 테러분자의 음모, 비극적인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우정과 사랑. 등장인물 누구에게도 해피 엔딩을 안겨주지 않는 쓸쓸한 결말에는 기술문명에 대한 비판도 담겨 있다. ‘가상 전사 프로그램’ 입력 장면, 해상 결투 장면 등이 볼 만하다.

그러나 첨단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세련된 화면과 현란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에만 너무 집중한 탓인지 이야기가 짓눌려 버리고 말았다. 12세이상 관람가. 23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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