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아프간’ 모의銃 소동…반입소품 진짜와 흡사

  • 입력 1999년 10월 13일 18시 50분


‘연극공연이 무기소품 반입 때문에 취소된다면?’

23∼25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 무대에 올려지는 러시아 국립 타간카 극장의 연극 ‘아프간’. 문제는 연극의 중요 소품인 목제 총기소품이 진짜와 너무나 비슷하게 생긴데서 비롯됐다.

7월부터 이 공연을 추진해 온 정동극장에 따르면 극장측은 무대세트와 소품의 반입 신고 리스트를 작성해 세관에 제출했고, 세관은 모의 소총이니 다른 소품과 함께 들여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혀왔다는 것. 그러나 러시아제 칼라쉬니코프 기관총과 너무도 똑같이 생긴 소품의 사진을 본 경찰은 10월초 공연팀 입국이 불과 보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모형 소총이라도 무기로 취급되며 경찰청에 신고해야 한다”고 극장측에 통보해 왔다.

타간카 극장의 니콜라이 구벤코 극장장은 한국쪽 사정을 접하고 “전쟁의 아픈 상처를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철모나 기관총 총검 등의 소품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 이것들이 반입될 수 없다면 연극을 공연할 수 없다”고 통보해 왔다. 이 와중에 러시아 쪽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극단측은 모형총기를 반출하려면 러시아 국방부에 신고하고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것. 과연 이 모형무기가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 ‘제 시간’에 반입될까.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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