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재활 비지땀 고종수, "팀 호흡이 먼저"

  • 입력 1999년 10월 7일 19시 33분


왼쪽무릎 연골파열 수술을 받고 9월22일 독일 쾰른에서 귀국한 고종수(22·수원 삼성)의 하루하루는 빡빡하다.

경기 용인시 삼성스포츠 과학지원실에서 받는 재활훈련의 강도가 세기 때문이다. 하루 4시간의 프로그램을 소화하려면 입에서 단내가 날 정도.

하체를 단련하고 심폐지구력을 키워주는 사이클타기 40분. 6일전부터 시작한 7∼8㎞의 조깅. 다리로 튜브 끌어당기기. 모래주머니 찬 다리 들어올리기….

무릎근육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이 훈련을 고종수가 군말없이 받아 회복속도는 무척 빠른 편.

안병철 과학지원실장은 “고종수의 컨디션은 정상 상태의 70% 정도다. 9일 재테스트를 해봐야 알겠지만 다음주면 8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며 “23일쯤엔 경기를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실장은 “문제는 좌우무릎 근력의 편차다. 다친 왼쪽무릎의 근력이 약 25% 처져 오른쪽에 부하가 심하다. 이 차이가 10%내로 좁혀져야 부상의 위험이 없는데 이도 중국전까지는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걱정이 전혀 안되는 것은 아니다. 고종수는 지난해도 왼쪽무릎 수술을 받았다가 제대로 재활훈련을 거치지 않고 축구화를 신어 오른쪽 발가락에 피로골절이 오고 말았다. 안실장이 회복훈련을 차근차근 받으라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종수는 올림픽대표팀이 일본에 2연패하고 중국과의 1차전도 어렵게 이기자 마음이 무거웠다. ‘자신이 올림픽팀에 합류하면 팀워크가 깨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허정무감독의 마음도 이해하게 됐다.

“제가 모든 걸 동료들에게 맞추겠습니다. 동료들이 저를 따르도록 할 생각은 없습니다”라는 그의 한마디에 의지가 담겨 있다.

허감독도 “종수의 마음이 중요하다. 그가 팀에 도움이 된다면 29일중국과의원정경기에는그를 받아들일 생각”이라고 화답했다.

고종수는 최근 김호 수원감독의 당부를 잊지 않고 있다. “주변여건을 잘 살펴라. 늘 국가를 먼저 생각하고 그 다음 개인의 명예와 부를 따져라.”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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