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가재환 사법연수원장

  • 입력 1999년 10월 6일 18시 43분


“언젠가 평가받는다는 자세로 일했고 문제점은 솔직히 털어놓고 이해를 구했으며 모든 업무처리과정을 자료로 남겼습니다.” 가재환(賈在桓·59) 사법연수원장은 퇴임을 하루앞둔 6일 ‘마지막 수업’을 통해 36년간의 법관생활을 이렇게 회고했다.

5년3개월 동안 최장수 사법연수원장을 지낸 가원장은 연수원생 사이에선 ‘호랑이 훈장선생님’이란 별명을 얻었다. 국민 세금으로 공부하는 예비법조인들이 잠시라도 한눈 팔아선 안된다는 것이 가원장의 지론.가원장은 “연수원생들과 소규모 모임을 자주 마련한 자리에서 법조인의 사회적 책임의식을 심어주려 노력한 점을 보람으로 여긴다”고 자평했다.

가원장이 올해 8월 펴낸 책 ‘법조인의 삶과 보람’에는 젊은 제자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 있다.

가원장은 가요 ‘꿍따리 샤바라’를 인용하면서 실의에 찬 시기를 젊은 패기로 극복할 것, 과연 법조인에게 성공이란 무엇인지, 직업으로서의 법률가의 길 등을 소개하며 후학들에게 바른 길을 가는 지혜를 전했다.

가원장 재직기간 동안 연수원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사법시험 합격자가 97년이후 매년 늘어나 올해는 700명이 연수원에 들어왔다. 5년동안 가원장의 ‘법조 윤리론’을 수강한 학생은 모두 2389명. 그는 또 실무 전문교육 중심으로 연수원 교과과정을 성공적으로 개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원장은 대전고와 서울대 법대 졸업했으며 고등고시 사법과15회 합격, 창원지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민사지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날 40분간 진행된 수업에 참석한 600여 연수원 2년생들은 떠나는 ‘선생님’에게 기립박수로 감사의 마음을 나타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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